인생의 겨울은 무엇으로 버티는가

by 빛으로 살다

한국은 한파로 거리가 꽁꽁 얼었다고 한다.
네덜란드의 겨울은 한국만큼 기온이 낮진 않지만,
일조량이 거의 없고 높은 습도로 인해 뼈까지 스며드는 추위가 있다.


네덜란드는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창가의 커텐을 열어두는 문화가 있다.

그래서 주택가들을 지나갈 때면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장식과 인테리어를 쉽게 볼 수 있다.


비가 자주 오고 해가 일찍 지는 궂은 날씨가 많다 보니,

실내에 있는 시간이 길어 집안을 꾸미는 감각이 발달한 것이 아닐까 싶다.


가로수들이 많아 한때 울창하던 나무들도
이제는 매서운 추위 속에서 잎을 떨구고 메마른 모습을 드러낸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음까지 황량해지는 느낌이다.


문득, 긴 겨울을 묵묵히 견디는 나무를 바라보며
우리 인생의 겨울은 어떻게 버텨야 할지 생각하게 된다.


나무는 긴 겨울을 나기 위해 잎을 떨어트려 수분이 손실을 막는다.

그리고 겨울이 되면 성장을 멈추고 쉼에 들어간다.

마치 동물들이 겨울 잠을 자듯, 에너지를 거의 쓰지 않는다.

혹독한 추위를 겪어야만 봄에 꽃과 잎을 틔워낼 수 있다.


겨울의 쉼도 생존하기 위한 전략이다.

나무에게 겨울은 고난이 아니라, 다음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우리 인생의 겨울도 마찬가지다.

몸서리치는 추위는 마음을 얼어붙게 만들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버티고, 관찰하고, 배운다.


소파에 몸을 기대어 책을 읽고,

지난 날을 돌아보며 가족과 보드게임을 즐기고,

제철 음식을 맛보고, 눈 내리는 풍경에 감탄하며 마음을 채운다.


가장 사소한 순간들 속에서도 빛나는 의미를 발견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다 보면,

어느새 작은 순간들이 쌓여 나만의 인생 앨범이 된다.

긴 겨울을 견디며 쌓아온 시간들이, 언젠가 찾아올 봄의 빛으로 반짝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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