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남은 돈은 단돈 34만 원이었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미리 계획을 세우고 시작했어야 했는데, 무작정 컴퓨터부터 샀으니 어떻게든 시작해야 했다. 나는 참으로 대책 없는 사람이었다.
온라인 쇼핑몰 운영 방식은 크게 세 가지다. 해외 구매대행, 위탁판매, 그리고 사입이다. 이 세 가지 방식은 초기 자본, 재고 부담, 마진율, 운영의 난이도에서 각각 차이가 있다.
먼저 해외 구매대행은 고객이 주문하면 판매자가 해외에서 직접 상품을 구매해 국내 고객에게 배송하는 방식이다. 상품은 나를 거치지 않고 바로 고객에게 배송된다. 내가 파는 상품인데도 실제로 상품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없다. 재고 부담이 없고 초기 자본도 거의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장점이 크다. 희소성 있는 해외 상품을 쉽게 판매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그러나 배송 기간이 길고, 통관 문제나 A/S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위탁판매는 도매 공급처의 상품을 나의 쇼핑몰에 등록하고 주문이 들어오면 공급처가 고객에게 직접 상품을 발송하는 방식이다. 이 또한 초기 자본이 필요 없으며, 재고와 배송 관리 부담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마진율이 낮고, 상품 품질 관리와 배송 과정에서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으며, 경쟁자가 많아 차별화를 이루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사입판매는 판매자가 직접 상품을 구입하거나 제작해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직접 배송하거나 전문 물류업체(3PL)에 맡겨 발송하는 방식이다. 나만의 상품이 있을 경우 가장 추천할 만한 방법으로 품질 관리와 브랜드 차별화를 확실히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초기 자본금이 필요하고 재고 관리의 위험이 있어 초보자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상품 기획력과 일정한 자본금이 있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결국 나는 세 가지 판매 방식을 모두 경험하게 되었지만, 처음 시작할 당시에는 자본금도 없고 나만의 상품도 없었기에 해외 구매대행을 선택했다. 더 정확하게는 중국 구매대행이었다. 지금은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가 국내 시장에 들어와 중국 구매대행의 경쟁력이 상당히 약해졌지만, 5년 전만 해도 꽤 쓸 만한 부업이었다.
내가 해외 구매대행을 하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이런 말을 많이 들었다.
"구매대행? 그게 돈이 되겠어?"
"이미 끝물 아닌가? 너무 레드오션인데?"
사실이었다. 해외 구매대행 시장은 이미 과포화 상태였다. 그러나 나는 그 레드오션 속에도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작은 블루오션이 존재한다고 믿었다. 큰 기대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기에 별 생각 없이 그냥 시작했다. 정말 무턱대고 뛰어들었다. 사업자 등록 없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열었고,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 사진을 무작정 복사하여 내 스토어에 올리기 시작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출근 전 7시까지 팔릴 만한 상품을 찾고 무작정 업로드했다. 퇴근 후에도 매일 반복했고 주말에도 쉬지 않았다. 그렇게 한 달이 흘렀다. 그러나 한 달 동안 내 상품은 단 한 개도 팔리지 않았다. 매일 최소 5시간, 주당 35시간, 한 달 동안 140시간 이상을 투자했음에도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
그 순간, 나는 생각했다.
'그냥 그만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