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공기가 차가운 아침, 회사 게이트 앞은 어김없이 사람들로 북적인다. 서둘러 걸어가는 발걸음, 아직 잠에서 덜 깬 듯 무거운 눈꺼풀, 하루 시작이 벌써 피곤한 표정들. 그런 수백 명의 사람들 사이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모든 이에게 인사를 건네는 분들이 있다.
그중 한 분은 유독 밝다.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좋은 하루 되세요." 매일 같은 말의 반복이지만, 그 목소리에는 생기가 넘친다. 단순한 업무가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는 진심처럼 들린다. 그래서일까. 그 따뜻한 인사를 듣는 순간, 굳어 있던 얼굴근육이 저절로 풀리고 발걸음도 한결 가벼워진다.
오후 퇴근시간도 다르지 않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안전하게 들어가세요." 형식적 의례를 넘어선 진짜 배려가 느껴진다. 그 한마디에 하루 종일 쌓인 스트레스와 피로가 조금씩 녹아내린다.
수백 명에게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인사하는 일이 쉬울 리 없다. 때론 무시당하고, 때론 인상 쓴 얼굴과 마주해야 할 테니까. 그런데도 그분은 항상 환한 미소를 잃지 않는다. 마치 의무가 아닌 기쁨으로 하는 일처럼 보인다.
그분을 보며 깨달았다. 인사는 단순한 예의가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소통이라는 것을.
작은 말 한마디가 지친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무기력한 아침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것을.
덕분에 나도 자연스럽게 변했다. 먼저 인사하고, 진심을 담아 말하려 노력한다.
매일 아침, 그 환한 미소와 따뜻한 인사를 받으며 출근길에 오른다.
그리고 다시 한 번 확신한다. 세상을 바꾸는 건 거창한 일이 아니라, 이런 작은 친절에서 시작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