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무능합니다만,

by 오분레터

개인은 누구나 관심사가 있습니다.

저에게도 몇 가지 관심사가 있습니다.

달리기를 좋아하고 탁구도 좋아합니다.

책 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좋아하려고 애씁니다.

그 밖의 것에는 거의 아는 바가 없습니다.

남자라면 대부분 관심 가질 만한 자동차에 별 흥미가 없습니다.

얼마나 관심이 없냐 하면...

지금 타고 있는 차는 20만 km를 앞두고 있고,

그동안 미션오일을 한 번도 갈지 않았습니다.

못한 게 아니라 안 했습니다.

교체해야 하는지도 몰랐습니다.

그러고 보니 브레이크 오일도 한 번 안 갈았네요.

이렇게 한 차를 오래 탄 적이 없기도 합니다.

얼마 전, 차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습니다.

불안한 마음에 보닛을 열어보니 냉각수 통이 텅~비어 있었습니다.

안전과도 직결되는 문제이니 바로 교체를 하긴 했습니다.

한 번은 지인이 제게 이렇게 말하더군요.

"너는 운동 말고 아는 게 뭐냐?"

사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운동도 제가 좋아하는 운동만 알지 다른 운동은 전혀 모릅니다.

야구 선수는 추신수, 축구선수는 손흥민 정도입니다.

하지만 모든 걸 다 알아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떻게 세상 모든 걸 알 수 있을까요?

아, 저희 장인어른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정말 잡지식이 대단하신 분이거든요.

덕분에 말씀이 많은 건 저에게 자주 부담입니다.

저는 관심사 외에는 철저히 전략적 무능을 택합니다.

드라마, 영화, 웹툰도 잘 보지 않습니다.

한 번 빠지면 쉽게 끊을 수 없는 걸 알고 있습니다.

한 번 빠지면 꽤나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는 일이거든요.

그나마 영화는 낫습니다.

드라마와 웹툰은 한번 빠지면 무섭기에 철저히 멀리합니다.

덕분에 제가 좋아하는 일에 쓸 시간이 생깁니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어른이든 아이든,

모두에게 하루는 공평하게 24시간입니다.

그 시간을 잘 쓰려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합니다.

선택받지 않은 영역에서는 전략적 무능이 필요합니다.

"승리하고 싶다면, 모든 곳에서 강해지려고 하지 마라. 결정적인 지점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라."

나폴레옹의 말입니다.

나폴레옹이라고 모든 일에 유능했을까요?

말타기에 최고였을까요?

싸움에 최고였을까요?

아니면 검술에 최고였을까요?

인간의 자원은 한정적입니다.

일터에서도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것을 잘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그럴 수도 없습니다.

오늘도 '전략적 무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