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직장인이라면 은퇴가 어느새 가까워져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원하던 원하지 않던 곧 긴 자유 시간이 시작된다. 하지만 준비 없이 맞이하는 은퇴는 허전하고 막막함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생각을 종이에 적어두는 것만으로도 은퇴 후 우리 삶의 방향을 잃지 않게 초석을 다져주는 길라잡이가 되어준다.
은퇴 초기에는 정체성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때를 대비해 미리 하고 싶은 일을 정리해 두면 새로운 제2의 삶의 나침반이 되어 준다. 50대 후반에는 인생의 새로운 장이 펼쳐진다. 이 긴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려면 미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 목표가 있어야 은퇴 이후의 삶에도 하루하루 뚜렷한 이유가 생긴다.
퇴직 후 갑자기 할 일이 사라진다고 생각해 보라. 허전함과 공허함이 느껴질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던 습관이 사라지기 전에 미래의 계획을 세워 둔다면 공허함을 줄이고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준비한 일정이 있는 하루의 시작은 한결 다르게 느껴진다.
시간은 생각보다 빠르다. 건강과 체력이 남아 있는 바로 지금이 목표를 세울 최고의 타이밍이다. 시간이 더 지나면 건강이나 환경이 바뀌어 도전하기 어려울 수 있다. 미뤄뒀던 일이 언젠가 ‘늦었다’는 후회로 남지 않도록 지금 시작해야 한다.
작을 글씨가 큰 변화를 만든다. 지금 당장 노트를 꺼내 ‘to do list’를 적어라. 일단 적어두기만 하는 것만으로도 계획은 명확해지고, 삶은 더 활기차게 탈바꿈된다.
생각을 글로 옮기는 것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한두 번 시도해 보면 금방 익숙해진다. 익숙해지기까지 아래 단계를 따라 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첫째, 편안한 환경과 도구를 준비해라. 조용한 시간과 장소를 확보하고 종이와 펜 또는 스마트폰 메모장을 준비한다. 10~20분 정도 여유 있는 시간을 정해두면 좋다. 익숙한 방이나 공간에서 차 한잔과 함께 여유를 갖고 시작해도 좋다.
둘째,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든 생각을 두서없이 적어라. 부담 갖지 말고 단어나 짧은 문장으로 쓴다. 어차피 나만 볼 것이니 부끄러워할 것 없이 솔직하게 적는다. 정답을 찾으려 하지 말고 마음 가는 대로 적어라. 쓰다가 떠오르지 않아도 괜찮다. 다음에 계속 이어서 적으면 된다. 처음에는 메모의 양이 부족해도 괜찮다. 어색한 문장이나 틀린 표현이 있어도 괜찮다. 오히려 부족할 때 더 보완할 여지가 생기는 법이다. 수정은 언제든 할 수 있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계속 적어나간다.
어느 정도 내용을 적었다면 이번엔 비슷한 항목끼리 묶어라. 가족, 여행, 건강 등 카테고리를 나눌 수 있다. 그리고 각 항목을 더 구체적으로 바꿔라. 만약 ‘가족여행’이라는 항목이라면, 언제, 어디로 누구와 떠날 것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수정한다.
셋째,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해라. 한 번 적고 끝이 아니다. 리스트를 틈틈이 읽어보며 새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추가하고, 관심이 사라진 항목을 지워라. 시간이 흐를수록 목표도 바뀔 수 있다. 리스트를 업데이트하면 현재의 당신에게 맞는 계획이 된다. 한 달이나 분기마다 리스트를 다시 보며 계획을 점검해라. 그동안 이룬 목표를 보고 피드백을 하며 새로운 계획을 세워라. 이 과정을 통해 더욱 발전된 리스트를 완성해 나갈 수 있다.
이 간단한 단계만으로도 머릿속 생각을 정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한두 번 시도해 보면 감이 잡힌다. 작은 성공이 쌓이면 이 습관이 생활의 일부가 된다. 지금 당장 시작해 작은 습관을 만들어라.
심리학적으로도 기록은 효과적이다. 글을 쓰면 스트레스가 풀리기도 하고 스스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머릿속이 정리되고 목표가 명확해졌음을 느낀다. 마음을 안정시켜 준다는 사람들도 있다. 이렇게 꾸준히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행동으로 이어질 동기가 자연스레 생긴다.
당연히 처음엔 무엇을 써야 할지 막막할 수 있다. 잠시 생각을 멈추고, 하고 싶지만 미뤄두었던 일을 떠올려라. 어린 시절 꿈꾸던 일도 좋다. 친구, 가족이 이야기해 준 아이디어도 도움이 된다. To do list를 작성할 때는 크게 다음과 같은 항목들을 생각하며 적으면 도움이 된다.
여행
건간/활동
학습/가기 계발
취미/창작
가족/관계
봉사/사회기여
소확행
새로운 일/창업
처음에는 거창한 목표가 떠오르지 않을 수 있다. 작은 일부터 적어봐라. 좋아하는 영화를 보는 것도 리스트에 포함될 수 있다. 무엇이든 쓰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법이다. 용감하게 첫 줄을 적어봐라. 예를 들어 평소 보고 싶었던 영화를 써두고 실제로 예매하는 것으로 시작할 수도 있다. 이렇게 작은 실행이 꾸준히 모여 큰 성과를 만드는 법이다. 위 예시 외에도 나만의 새로운 항목들을 적어봐라. 오직 나만을 위한 버킷리스트가 될 것이다.
계획을 적었다면 이제는 실행이다. 리스트를 적은 시점부터 이미 변화를 위한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한 줄 한 줄에 힘을 싣고 실행해라. 그렇게 차근차근 실천하면 언젠가 목표에 다다를 수 있다. 실행 방안은 구체적일수록 현실로 다가올 확률이 커진다. 그 시기 또한 앞당겨질 확률이 커진다.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목표를 적는 것 자체만으로도 책임감이 생기며 스스로와의 약속이 된 것처럼 행동하게 된다.
이제 손에 펜을 들고 당장 시작해라. 머뭇거릴 필요 없다. 노트북이나 스마트폰도 괜찮다. 딱 5분 동안만 떠오르는 대로 자유롭게 적어라. 맞춤법이나 표현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짧은 단어라도 한 가지씩 적어라.
완벽하게 쓰려고 하기보다 떠오르는 생각을 계속 적어 나가라. 5분이 되었다면 일단 적는 것을 중단하고 적은 내용을 읽어봐라. 당신의 소망이 담겨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미 이룬 것처럼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이제 당신의 변화는 시작되었다. 매일 아침 또는 저녁 정해진 시간에 5분씩만 투자하는 습관을 가져라. 매일 달라지는 당신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