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을 했든, 여전히 일터에 있든, 50대는 누구에게나 인생의 변곡점이다. 사회적으로는 여전히 역할을 요구받고, 가족 안에서는 여전히 누군가의 아버지이자 어머니이며, 직장에서는 후배를 돕는 선배로 존재한다. 하지만 정작 ‘나 자신’은 어디 있는가.
살아온 세월의 대부분을 타인의 기대와 책임 속에서 달려왔다면, 이제는 방향을 바꿔야 한다. 삶의 주도권을 다시 손에 쥐고, 가장 소중한 나와 대면할 시간을 매일 10분이라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세계적인 정신분석가 칼 융은 “자기 자신과 연결되지 않은 삶은 공허할 뿐이며, 외적 성공은 그 공허를 결코 메우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제까지의 삶이 남을 위한 시간이었다면, 이제부터는 나를 위한 시간을 정기적으로 할당해야 한다.
물론, 하루 10분이라고 해서 인생이 단숨에 바뀌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10분이 쌓여 일주일이 되고, 한 달이 되고, 그 시간 속에서 우리는 자신을 다시 정립하게 된다.
그 시간은 사치가 아니라 생존이다. 남의 삶을 대신 살아온 시간이 너무 길었다면, 이제는 내 삶의 주연으로 돌아올 차례다.
현대인은 너무 많은 소리 속에서 산다. 알림음, 뉴스, 대화, 회의, TV, 전화, SNS까지. 끊임없이 외부 자극에 반응하느라 정작 자신 안의 소리는 듣지 못한다. 특히 퇴직을 앞두거나 퇴직한 50대는 사회적 소속이 줄어들며 자신이 공허해지는 경험을 한다. 그러나 그 공허는 자신이 사라져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자기 자신을 외면했기 때문에 오는 감각이다. 하루 10분, 오롯이 자신 안의 고요와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 시간이야말로 공허를 해소하는 진짜 해답이다.
고요한 시간을 두려워하지 말자. 그 침묵 속에서 우리는 진짜 감정, 눌러왔던 욕망, 미처 돌보지 못한 꿈과 마주하게 된다. 누군가는 처음엔 그 고요가 불편할 것이다. 할 일을 찾고 휴대폰을 뒤지며 다시 자극을 찾는다. 그러나 그 욕구를 잠시 누르고 고요함을 받아들이면, 마음속 어딘가에서 오래된 목소리가 들려온다. ‘나는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 혹은 ‘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목소리일 수도 있다. 그 작은 깨달음이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씨앗이 된다.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인간은 혼자 있을 때 가장 자기 자신답다”고 했다. 하루 중 단 10분이라도 그 ‘혼자인 나’를 만나는 시간은, 인생 후반기를 지혜롭게 살아가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그 시간은 자신을 돌아보는 거울이며, 무엇을 계속하고 무엇을 멈춰야 할지를 알려주는 나침반이다.
매일 단 10분이라도 나를 위한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긴 시간이 아니어도 좋다. 이 10분은 정신을 정리하고 마음을 가다듬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짧은 명상이나 호흡 조절도 스트레스 감소에 효과적이다. 하루에 단 10분씩 자신에게 집중하는 습관은 평생 지속할 에너지를 만든다.
시간이 부족한 50대라면 더욱 이 10분이 중요하다. 가족과 직장, 사회적 역할에 치여 자신의 내면을 돌보지 못하는 이들에게 작은 쉼표가 된다. 10분의 시간을 꾸준히 쌓아야 변화가 시작된다.
10분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먼저 하루 일과에서 반드시 10분을 ‘나만의 시간’으로 표시해라. 출근 전, 점심 후, 저녁 식사 전 등 자신에게 맞는 시간을 정해 반복한다. 반복이 습관을 만든다.
핸드폰 알람을 설정하거나 달력에 표시해 나만의 시간을 잊지 말아야 한다. 10분은 길지 않아도, 소중한 나를 위한 ‘정해진 의무’라는 인식을 심어야 꾸준히 할 수 있다.
환경도 중요하다. 조용하고 방해받지 않는 공간을 마련한다. 눈을 감고 호흡에 집중하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잠깐 듣는 것도 좋다. 주변 사람에게 양해를 구해 ‘나만의 시간’임을 알리면 방해받을 확률이 줄어든다.
나만의 10분 루틴을 다음과 같이 구체적으로 설계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이 시간을 나눌 수 있다. 첫 2분은 천천히 심호흡하며 긴장을 푼다. 다음 5분은 오늘 하루 감사한 일 세 가지를 떠올린다. 마지막 3분은 내일의 목표를 간단히 생각하며 마음을 정리한다.
루틴은 개인마다 다르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다. 몸과 마음에 긍정적 변화를 느낄 때까지 반복하는 것이 핵심이다.
미국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습관이 우리를 만든다”고 했다. 10분 루틴은 작은 습관의 시작이다. 하루 10분,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결국 인생의 질을 높인다.
10분 시간을 확보하려면 방해 요소를 차단해야 한다. 스마트폰 알림을 끄고, SNS 확인을 미루며, TV를 끄는 등 외부 자극을 최소화한다. 방해가 적을수록 집중도와 만족감은 커진다.
불필요한 생각이 떠오를 때도 있다. 그럴 땐 억지로 제압하기보다 다시 호흡에 집중하며 마음을 돌린다. 처음에는 어려울 수 있으나, 점차 집중 시간이 늘어난다.
공간 정리도 도움된다. 어지러운 주변은 마음도 산만하게 만든다. 10분 시간을 위한 조용한 공간, 간단한 향초나 식물 배치로 편안함을 더하라.
매일 10분씩 나만의 시간을 지키면 스트레스가 줄고 감정이 안정된다. 직장 생활과 가정에서 쌓인 긴장이 해소되고,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된다.
또한 창의력과 집중력이 향상된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새로운 아이디어와 긍정적 변화를 마주한다. 50대 이후 인생 2막을 준비하는 데 필수적이다.
의사이자 작가인 존 카밧진은 “마음챙김은 순간순간 자신의 경험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이라고 했다. 매일 10분 마음챙김 시간을 통해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10분은 작지만 강력한 시간이다. 매일 조금씩 쌓인 10분의 힘이 50대 삶에 안정과 활력을 가져온다. 나만의 시간을 존중하고 지키는 것이야말로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첫걸음이다. 작은 10분이 큰 변화를 만든다. 오늘부터 시작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