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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네소년 Sep 06. 2017

'생각의 강'을 건너다

2017 MBC 총파업에 대한 기록 -3 day


'내가 바라보는 우리' vs. '타인이 바라보는 우리'


요즘처럼 '내가 바라보는 우리'와 '타인이 바라보는 우리'를 핀셋으로 콕콕 집어 세심하게 살폈던 적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각자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타인의 동의를 구하지 않습니다. 사회적 동의와 상식적인 수준에서 서로의 삶과 생각을 존중하며 각자 살아갑니다.



신입기자 제희원 조합원의 이런 시원한 웃음을 자주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각자 살아가는 방식은 조심스러워야 합니다. 


적당한 거리 밖에서 적당한 관계를 유지하며 적당히 책임질 수 있는 정도의 일을 도모하는 것이 우리의 사회생활이라면, 누군가의 사고의 영역까지 들어가 내 생각을 섞으려면, 거기서부터는 상대방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알아가는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나의 생각과 당신의 생각이 '다름'으로 확인되어지더라도, 그 부분은 배려의 몫으로 남기고 서로의 삶을 존중하는 '조심스러움'이 필요한 것이죠.



이번주 금요일 광화문 광장무대에 올라갈  언론노조 MBC본부 청주지부 율동패의 재치넘치는 가사



내 삶이 바쁘고, 나와 타인의 생각이 부딪힘을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면, 여태 그래 왔던 것처럼 지내면 충분합니다. MBC총파업 3일째 날이 저물고 있습니다. 일상의 삶 속에서 저와 적당히 좋은 관계를 유지해 오던 분들과 우리의 행동과 의지를 말씀드릴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대화를 이어가다 보면, '어라! 이게 아닌데?'하는 순간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이때가 평소 부담 없고 서로 좋은 사람으로 지내오던 관계가 위험에 빠지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위기는 기회도 함께 온다고 하니 대화를 조심스럽게 이어가 봐야죠.



D라인은 보지 말아주세요. 피켓의 메시지만 봐주세요.



강 같은 생각의 거리가 느껴질 때


우리는 나와 다른 타인의 생각을 존중하지만, 그 생각이 나와 '다름'을 확인하는 순간, 강 같은 단절과 거리감이 생겨버리는 걸 경험하곤 합니다. 오늘도 그런 순간은 제게 여러 번 찾아왔습니다. 시험에 드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머지않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겁니다. 그때면 적당한 거리가 우리의 관계를 지켜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죠. 강 같은 생각의 거리를 조금이라도 좁혀보려 거리에 나서고 말을 걸어야 합니다. 



집회 신고를 경찰서에 제출하고 MBC충북 사옥 앞에서 거리 홍보를 시작



거리에는 수많은 생각의 강들이 흘러갑니다.  



서로 만나고 헤어지고, 합쳐지고 갈라지고 하는 생각의 강줄기는 힘을 더하기도 하고, 약해지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우리는 의지를 굳건히 하고, 행동을 단호하게 가져갈 겁니다. 내일도 거리에서 만날 또 다른 강줄기를 고대하면서 말이죠.



율동패의 프로듀서 '신미이 조합원'을 소개합니다
워너원의 '나야나'를 개사한 노래에 맞춰 율동중 '둠칫' & '둠칫'


주말작가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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