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수명주기와 대학생활 4년
2023년 1월 1일, 나는 2023년은 의미 있게 보내자는 다짐을 했다. 고등학교 3년은 너무 맥락 없이 보내며 시간을 낭비한 것 같다는 후회심이 컸기 때문에 대학생활만큼은 알차고 의미 있게 보내고 싶었다. 그래서 나름 버킷리스트도 작성하고 3대 주요 계획도 세우며 열심히 한 해를 보내려고 준비했다. 그러나 막상 대학에 와보니 생각보다 동기들과 노는 게 너무 재밌어서 하루하루를 정신없이 놀았는데, 중간에 너무 죄책감이 든 적이 있었다. 그래서 그 당시 교수님과 상담을 하면서 1학년때는 많이 놀아도 괜찮냐고 너무 생각 없이 질문한 적이 있었다. 교수님께서는 많이 놀아도 괜찮지만, 그 놀이에서 질적인 것을 추구하며 의미 있게 놀라고 조언을 해주셨는데 이 말씀이 나는 꽤 인상 깊게 남았다. 그 후 '의미 있는'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도대체 내가 다짐한 의미 있는 2023년도는 무엇일까? 그리고 의미 있는 대학생활 4년이란 무엇일까?
의미 있는 2023년도를 정의 내리기 위해서는 먼저 대학생활 4년의 전반적인 흐름을 살펴야겠다고 생각했다. 입학 전에 4년간의 전반적인 계획을 세운 적이 있었는데, 사실 살다 보면 너무나도 많은 변수를 만나게 되고 나 또한 변화하기 때문에 이 계획은 오히려 나에게 걸림돌이 될 거라는 판단에 계획을 삭제한 적이 있었다. 지금 내가 공부하고 있는 전공은 여러 분야와 융합하여 뻗어나갈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이 계획이 내 진로에 한계점을 그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미 있는 대학생활을 보내기 위해서는, 각 학년별로 내가 준비해야 하고 지녀야 할 마음가짐을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나는 학년마다 의미 있는 대학생활의 의미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1학년때의 의미 있는 대학생활과 4학년때의 의미 있는 대학생활에서 '의미 있는'이 갖는 의미는 명백히 다르다. 그래서 나는 간단하게 제품수명주기를 학년별로 대입하여 생각해 보았다.
1학년 = 도입기
도입기에는 제품이 처음으로 시장에 등장하는 시기이다. 즉,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제 막 대학교에 입학한 새내기인 1학년들의 시기와 같다. 이 단계에서는 제품의 인지도 낮기 때문에 이익이 많이 창출되지 않아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프로모션 등의 많은 투자가 필요한 시기이다. 이 시기에는 대량 생산보다는 다품종 소량생산에 더 집중하여 상품의 다양성 전략을 이어나가는 것이 일반적인데, 1학년도 똑같다. 하나의 길을 깊게 파는 것보다는 다양한 것을 경험하며 진짜 '나'에 대해서 탐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핵심이다. 만남과 경험 속에는 실패가 있을 수 있지만, 이 실패들도 결국 본인의 거름이 될 것이다. 동아리, 스터디, 학회, 여행, 아르바이트, 축제 등등 고등학교 때는 자율적으로 해보지 못한 더 넓은 세상을 맛보는 것이 1학년때의 의미 있는 대학생활이라 생각한다.
2학년 = 성장기
성장기에는 제품이 어느 정도 인지도를 갖게 되어 판매 속도가 증가하는 시기이다. 이때는 경쟁업체가 등장하게 되어 기업은 자사제품의 장점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펼치는 등 새로운 시장과 유통경로 개척, 품질개선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게 된다. 2학년 때 의미 있는 대학생활을 보내기 위해서는, 이처럼 본인의 장점을 강조하고 이 장점에 몰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1학년때 경험했던 다양한 활동들 중에서 본인에게 정말 필요한 것들을 추리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이다. 다방면으로 일을 벌이는 것보다는 본인의 장점과 흥미의 교집합을 찾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적어도 본인이 잘하는 것과 흥미 있는 것 정도는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 본인의 진로를 정확하게 정하지 못했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아직 성장기에 있는 2학년이니까.
3학년 = 성숙기
성숙기에는 판매 증가율이 조금씩 감소하면서 판매량이 일정 수준에서 유지되는 시기이다. 이때는 기업은 제품의 경쟁 우위를 선점하고 고정 고객을 관리하는데 집중하게 되는데, 3학년에게 대입해 보자면 '안전성'을 확보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4학년이 되기 직전의 학년이기 때문에, 4학년을 준비하면서 안전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의 안전성은 본인의 능력을 확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결국 사회에서의 안정감은 본인의 확실한 능력이라 생각한다. 본인이 나아갈 길을 구체화하고, 이 길을 뚫고 나갈 힘을 실제로 만들어 내야 할 시기이다. 냉혹한 현실을 마주했을 때, 타격감이 없도록 에어백을 만들거나 차량 자체를 튼튼하게 제작하는 시기가 이때라 생각한다.
4학년 = 쇠퇴기
제품은 경쟁과열이나 트렌드의 변화 등의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쇠퇴기에 접어들게 된다. 그러나 기업은 제품이 쇠퇴기에 들었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폐기시키는 것이 아니고 고객 맞춤 차별화를 실시하기도 한다. 이때 고객 맞춤 차별화를 4학년의 시기에서의 의미 있는 대학생활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나를 차별화시키고 어필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의 경험과 준비를 바탕으로 조금 더 나 자신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진정한 사회인으로 나아갔을 때,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조금 더 나은 우대를 받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된 나만의 강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다니는 대학교 및 학과의 특성에 따라 각자만의 의미 있는 대학생활은 내가 생각한 의미 있는 대학생활과 매우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너무 추상적으로 '의미 있는 대학생활을 보내야지!'라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전반적인 흐름을 상상해 보며 각 학년마다의 '의미 있는'을 새롭게 정의 내려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