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잘 모르고 있지만, 우리를 항상 감시하는 이들이 있다.이들은 전 세계를 5개 구역으로 분할하고 통신, 이메일, 전화 등과 같은 정보들을 도감청해서 수집하고 있고 그렇게 수집한 정보를 자기들끼리 아낌없이 공유하고 있다. 그들은 원하면,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 사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를 알아낼 수 있고 이 정보를 영국 맨체스터 소재의 비밀 정보기관과도 공유할 수 있다(물론 내 정보는 가치가 없어서 도감청이나 해킹할 필요가 없겠지만-.-;). 또한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국가들이다.
이들은 바로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로 구성된 스파이 동맹(Spy alliance) 또는 도청 클럽(Eavesdropping Club)으로 불리는 파이브 아이즈이다. 이 국가들은 가입국 이외에는 접근할 수 없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자유롭게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파이브 아이즈 가입국
이 국가들은 미국과 가장 친밀한 동지들이자 미국 입장에서는 절대 사수해야 하는 국가들로 동맹국(Allies)이나 우방국(Friends) 보다 언제나 우선시 된다.
미국 동맹국 등급
최근 미국이 중국의 최대 통신장비 및 스마트 폰 제조업체인 하웨이의 장비를 자국 내는 물론이거니와 동맹국들도 사용하지 못하도록 조치한 적이 있다. 그 이유는 바로 파이브 아이즈 시스템에 화웨이 장비들을 사용하게 되면, 중국은 하웨이의 장비를 이용해 파이브 아이즈 동맹들 간 주고받는 핵심 정보들을 손쉽게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이 기를 쓰고 이를 막으려고 한다.
파이브 아이즈와 관련된 또 하나의 최근 이슈는 일본의 참여 가능성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본의 파이브 아이즈 가입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영어를모국어로 사용하지 않고 영연방 국가도 아닌 일본의 가입은 참으로 의외다. 그러나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냉전과 동일한 봉쇄전략을 사용하고 있는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동아시아의 최전방에서 행동대장의 역할을 하고 있는 일본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것이 그 배경으로 추측된다. 사실 일본은 파이브 아이즈에 가입함으로써 얻게 되는 기능적인 이익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이들 국가와 함께 외교 정책의 결을 같이 한다는 점이다. 이 파이브 아이즈는 단순히 정보 공유를 넘어서 미국의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유지하는 도구로 사용되어 보편적인 가치(민주주의 수호, 인권보호 등) 수호까지 함께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일본은 보통국가화는 물론 이거니와 세계 문제 전면 나서게 되는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올해부터 영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퀸 엘리자베스급항공모함을 일본에전개시키려는 계획등을 종합해 보면, 1900년대 초쯤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가끔 등이 오싹하기도 한다.
최근 우리나라를 둘러싼 일련의 지정학적 상황들을 보면, 우리는 좀 더 냉철한 현실주의 관점(perspective)으로 국제정치를 바라보고 대처해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도 원자력 추진 잠수함과 항모의 건조 필요성이더욱 절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