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자원의 희소성 때문에 선택을 해야 한다.그리고 모든 선택에는 비용이 따른다(기회비용).
3. 모든 사람은 자신의 이익을 얻기 위해 반응하고 행동한다.
4. 모든 사람은 한계비용(marginal costs)과 한계이익(marginal benefits)을 따져보고 결정한다.
5. 실제 활동은 간단한 모델과 그래프로 설명되고 분석될 수 있다.
오늘은 경제학의 가정 중, 2번째인 기회비용을 방위비 분담금에 적용해 보려고 합니다.
최근 미국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군이 주둔한 대부분 국가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미국은 세계의 평화, 안정과 공공의 번영을 위해 노력해 왔던 건 부정할 순 없습니다(철저히 자유진영의 입장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목숨을 바쳤던 수많은 미군의 소중한 희생도헛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미국의 행위들은 국제정치의 '현실주의' 관점으로 볼 때, 철저하게 국가이익을 위해서였다고도 볼 수밖에 없습니다. 석유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중동문제에 개입한 일 등은 미국의 이면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국제정치는 '힘의 논리에 의한 약육강식의 원칙'이 지배합니다. 약한 국가는 강한 국가에 고개를 숙이고 읍소를 해야 하는 거죠. 기분은 좋지 않지만 우리나라도 그동안 그렇게 해왔습니다. 우린 우리가 약한 국가인지 알았으니까요.강아지와 같이 사는 호랑이 새끼가 자기가 호랑이인 줄 모르는 것처럼요.
하지만 2020년, 비전통적 위협의 한 부류인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전 세계 국가들의 국가위기시스템의 수준이 여실히 드러나게 됩니다. 지금까지 강한 국가로 인식되었던 미국, 유럽, 일본 등은 정말 형편없는 시스템으로 국가를 운영했던 겁니다.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나라가 얼마나 강한 나라였는지가 밝혀지게 되었습니다. 약한 국가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죠.
자, 그럼 다시 방위비 분담금 문제로 돌아와서, 주한 미군이 과연 필요할까요? 정답은 '있으면 좋다'입니다. 약 1조 원의 방위비 분담금으로 미군 수 만 명이 우리나라를 지켜주는 건 경제적으로도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전시 전작권이 정상적으로 환원된다는 가정). 1조 원 중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고용비용 등 유지비용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분담금이 높아지게 되면, 미국이 요구하는 것처럼 5조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면, 주한 미군이 과연 필요할까요? 그럼 이제 앞서 언급한 기회비용을 따져봅시다.
5조라는 돈은 매우 큰돈입니다. 2020년 국방예산이 약 50조 원이니까, 1/10에 해당하는 액수네요. 5조라는 돈으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알아보죠.
육군
- K-9 자주포, 패트리어트(약 40억) : 매년 1,250대를 만들 수 있습니다. 5년 만에 6,250대를 보유하는 거죠.
- 현무(약 20억) : 매년 2,500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5년 만에 12,500기를 보유하는 거죠.
현무 미사일 발사장면
해군
- 이지스함 또는 도산 안창호급 잠수함(약 1조): 매년 5척을 만들 수 있습니다. 5년 만 에 25척을 보유하는 거죠.
- 독도함(약 6,000억) : 매년 8척 만들 수 있습니다. 5년 만에 40척을 보유하는 거죠
우리나라 이지스함
도산 안창호급 잠수함(3,000톤급)
공군
- KF-15, F-35A(약 1,000억): 매년 50대를 만들거나 구매할 수 있습니다. 5년 만에 250대를 보유하는 거죠.
- 글로벌호크(약 2,200억): 매년 23대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5년 만에 115대를 보유하는 거죠.
F-35A
무기체계 획득비용만 단순 계산했기 때문에 오류가 있습니다. 그러나 유지 및 정비비, 인력운용 비용을 다 포함한다 하더라도 저 전력의 6~70프로 정도는 확보할 수 있습니다. 5년이 아닌 10년 뒤엔 세계 top 4안에 들 수 있는 전력을 보유하게 되는 겁니다.
2020년 세계 군사력 순위(출처 : global fire power)
미군은 수 십 년 동안 우리와 함께해 온 동맹입니다.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측면에서 같은 길을 걸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트럼프 행정부와 같이 경제논리로 접근을 한다면, 우리도 경제논리로 대응할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