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합격과 면접, 그 결과가 나오기까지
취업준비, 이직준비를 할 때 가장 긴장되는 시기는 결과가 나오기 전이다. 서류를 제출하고 서류합격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서류가 붙을지 아닐지 긴장된다. 내가 쓴 자소서가 이상한지 아닌지 오타가 있는 건 아닌지 이미 제출해서 수정할 수도 없는데 몇 번이고 다시 읽어본다.
이 문장은 쓰지 말 걸 그랬나, 여기서 조금 더 성과를 부각할 걸 그랬나, 조금 더 성격의 장점을 자세히 쓸 걸 그랬나, 소제목이 이상하진 않나 등등 답 없는 질문을 수도 없이 반복한다. 그러다 서류합격 여부를 알게 되면 그제야 한숨 돌릴 수 있다.
여기서 차라리 깔끔하게(?) 서류조차 합격하지 못하면 마음 편히 다음 회사를 찾아 준비할 수 있는데 어쩌다 서류를 합격하고 면접의 단계까지 가게 되면 또다시 긴장감이 엄습한다.
서류합격 후 면접 전까지는 면접에 대한 부담감도 있지만 은근한 기대감도 생기게 된다. 괜스레 출퇴근 길도 찾아보고 지원한 회사 근처 동네의 특징도 살펴보고 어떤 자리에 앉게 될까, 어떻게 적응해야 할까 등 김칫국을 잔뜩 마시기도 한다.
그러다가도 면접 준비로 돌아오면, 자소서에서 어떤 부분을 지원동기로 잘 포장해서 말할지 지원한 분야의 채용공고를 다시 보고 직무가 무엇인지 책임이 무엇인지 해당 직무 수행에 꼭 필요한 능력은 무엇일지 생각하고 예상 질문을 추려본다.
지원한 회사의 홈페이지도 들락날락하고 해당회사의 비전이나 미션, 인재상도 열심히 외워보고 각종 채널을 통해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의 피드백도 찾아보고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다 보면 어느새 면접의 시간이 다가오고야 만다.
면접은 실제로 대면하는 일이다 보니 그 긴장감이 서류합격 여부를 알기 전 보다 더 극심하다. 아무리 긴장하지 않으려 해도 막상 면접관 앞에 앉으면 목소리가 떨리고 답변을 준비하지 못한 질문을 받으면 당황스러움을 숨기기 어렵다.
어찌어찌 면접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면접 분위기에 대해 곱씹어 보기도 하고 만나지 못한 경쟁자에 대한 걱정과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질문에 대한 고민과 준비해 갔지만 써먹지 못한 멘트에 대한 아쉬움으로 끝없는 자기반성의 시간이 시작된다.
아무리 면접 당시의 분위기가 좋았다 해도 나보다 더 좋은 조건을 갖춘 경쟁자가 있다면 합격가능성이 낮아지니까 기대하지 말자, 기대하면 실망도 크다 스스로 되뇌면서도 면접관의 긍정적인 멘트에 의미를 부여한다.
해보고 싶었던 직무, 꼭 합격하고 싶은 회사라면 면접 후 결과통보 전까지 희망고문은 계속된다. 한정된 시간에 최대한의 가능성과 의지를 보여야 하는 면접. 이미 지나갔고 최선을 다했으니 괜찮다 다독이면서도 아쉬움이 남고,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같은 면접관의 멘트에 또다시 긍정적인 신호 아닌가 싶고.
생각하지 말자 다른 것에 집중하자, 곱씹지 말자 하면서도 ‘분위기 좋았는데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아니야 기대하면 안 돼’를 무한반복하는 시간. 기대하는 마음을 잔뜩 키웠다가 안되면 상실감이 더 크게 다가오고 그 타격이 생각보다 오래간다는 점을 알면서도 문득문득 생겨나는 기대감이 힘들다.
아, 정말 그냥 빨리 불합격이라고 연락 줬으면 좋겠다. 그래야 이 마음을 접고 다음을 준비할 수 있답니다.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을 테니 얼른 ‘역시, 안될 줄 알았어’라고 말하고 털어낼 수 있게 너무 오랜 시간 고민하지 마시길.
이상 퇴사 후 마냥 쉬고 싶지만 경제적 공동체에 대한 책임으로 무엇을 하면 좋을지 고민하다 발견한 해보고 싶던 직무의 회사의 채용공고를 발견하고, 에라이 서류도 안 붙겠지 하며 던졌는데 예상외로 서류도 붙고 면접 분위기도 괜찮았다고 생각돼서 기대감을 억눌러야 하지만 억누르지 못하고 이랬다 저랬다 하는 외노자 후보 1의 면접 결과를 기다리는 시기의 독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