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드백, 타인의 시선에 내 글을 맡긴다는 것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분량의 배분이 조금 아쉽네요. 에피소드 뒤에 느낀 점에 대한 내용이 적어서 뒷부분 분량이 추가됐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잘 읽었습니다"가 먼저 나왔는데도, 왜 ‘아쉽다’는 말만 눈에 확 들어왔을까. 글씨 크기도, 글꼴도 다르지 않았는데 말이다. 그럼에도 그 단어에 시선이 오래 머물렀던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드디어, 솔직한 피드백의 시간이 찾아왔다. 참가자 모두가 진지하게 서로의 글을 읽고 감상평을 나눴다. 형식이나 문단 구성, 묘사와 서술에 대한 의견도 오갔다. 아쉬운 점을 이야기하면서도, 각자의 글을 진심으로 읽고 고민해 준 애정 어린 시선이 느껴졌다.
놀라웠던 건, 마치 나를 꿰뚫어 보는 듯한 피드백이었다. 사실 글을 쓰면서도 분량에 대해 잠깐 고민했었다. 에피소드 소개에 앞부분을 너무 많이 할애한 것 같았고, 뒷부분은 힘이 빠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도 시간에 쫓겨 충분히 고민하지 못했던 게 마음에 걸렸는데, 그 모든 것들이 피드백으로 나왔다. 어떻게 그걸 다 알았을까? 순간, 속내를 들킨 듯한 민망함에 얼굴이 달아올랐다. 동시에 이상하리만치 마음이 편해졌다. 다 드러나고 나니 오히려 조언들이 더 깊이 다가왔다.
누군가 내 글에 의견을 준다는 것.
마치 물가에 내놓은 아이 같은 글이라 괜히 주눅이 들고, 피드백이 두렵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얻은 건 두려움이 아니라 영감과 배움이었다. 무엇보다 내가 미처 보지 못한 시각으로 글을 바라볼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에서, 이 경험은 정말 소중했다. 묘사나 서술이 어려웠던 부분에 대한 조언은 큰 도움이 되었고, 글을 어떻게 다듬어야 할지 방향이 보였다.
하지만 쉽지 않은 순간도 있었다. 누군가에게 피드백을 주는 일이 내겐 꽤 어려운 일이었다. 모두가 글을 잘 쓰는 사람들처럼 느껴졌고, 어떤 말을 덧붙여야 할지 막막했다. 조금 더 비판적인 시선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다섯 번의 만남 속에 생긴 정 때문인지 마음이 자꾸 조심스러워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받았던 애정 어린 조언처럼, 다른 사람에게도 의미 있는 피드백을 줄 수 있길 바랐다.
내 글뿐 아니라 다른 이들의 글에 대한 감상과 피드백을 들으며, 어떤 부분이 독자에게 궁금증을 남기고 아쉬움을 주는지 알 수 있었다. 각자의 시선은 저마다 달라서, 인상 깊게 느낀 부분이나 궁금한 지점이 모두 달랐다. 바로 이 점이 공동출판의 매력 같았다. 실시간으로 돌아오는 독자의 반응, 매주 조금씩 나아지는 글.
처음 받은 피드백 시간. 긴장과 설렘이 뒤섞였지만, 가장 큰 수확은 내 글을 성장시킬 연료를 얻은 듯한 기분이었다. 부족한 점을 직시하고, 발전의 방향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무엇보다 글쓰기를 혼자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큰 위로가 되었다. 함께 쓰는 글의 즐거움, 그것이 피부로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누군가의 피드백을 함께 듣고, 그 속에서 함께 길을 찾는 일.
함께 쓰는 이 시간이야말로, 글을 쓰는 데 가장 좋은 순간이 아닐까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