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의 토대 위, '함께' 쓰기

공동의 목표라는 동기부여

by 꿈꾸는오월

발걸음을 가볍게 참여했던 시간들은 끝났다.

짧은 ‘글짓기’ 시간은 지나가고, 이제는 책에 실릴 진짜 글을 써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한 편의 글’이 아닌 ‘한 권의 책’을 만든다는 실감이, 갑자기 늘어난 분량 앞에서 찾아왔다.


같은 방향을 만들기 위해, 그리고 ‘공동’의 글쓰기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작가님의 안내 아래 몇 가지 규칙이 정해졌다. 하나씩 정해지는 약속들은 단순한 가이드라인이 아니라, 함께 완성을 향해 나아가기 위한 공동의 의지처럼 느껴졌다. 이 약속들을 따라가다 보면, 언젠가 물성을 가진 진짜 책 한 권이 내 손에 들릴 거라는 기대가 생겼다.


혼자가 아닌 ‘같이 쓴다’는 것은 단순히 같은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의미를 넘어서, 함께 지켜야 할 책임과 리듬을 공유한다는 뜻이었다. 내 일정에만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내가 늦으면 공동의 작업에 차질이 생긴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가이드라인은 다음과 같았다.

매주 월요일 자정까지 글을 완성해 업로드할 것

글 분량은 1500자 내외로 유지할 것

제목은 내용과 연결되도록 고민하되, 형식은 자유롭게 쓸 것

매주 다른 참여자의 글 3편을 읽고, 댓글로 피드백을 남길 것


간결하지만 명확한 이 규칙은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동시에 글쓰기의 리듬을 만들어주는 동력이 됐다. 매주 돌아오는 ‘데드라인’은 이제 내 개인의 것이 아니라 ‘공동의 목표’를 위한 시간이었다. 변명을 할 여지도 없다. 함께 쓰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주말에 글을 완성하기로 스스로 마음을 정했다. 그렇지 않으면, 안 그래도 분주한 월요일에 11시 55분과 같이 밀린 과제를 겨우 제출하듯 쫓기며 글을 올릴 내 모습이 눈앞에 그려졌기 때문이다. 다이어리 한쪽에 ‘일요일 글 마감’이라는 문장을 반복해서 적었다.


이제 주말마다 해야 할 일이 하나 생겼다. ‘글 완성하기’라는 이름표를 달고, 달력의 매주 일요일에 체크한다.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든다. 왜 나는 자꾸 새로운 일을 만들어서 하나? 그런 생각을 하다 말았다. 하고 싶은 일도 해야 할 일이 되는 순간들이 있기 마련이라는 걸 떠올렸기 때문이다. 어쨌든 결과물을 보려면, 그 사이에 있는 ‘하기 싫은 순간’도 건너야 하니까.


시작점에서 재미와 호기심으로 즐거웠던 아이 같은 단계를 지난 것 같다. 이제는 그 단계를 벗어나, 규칙이라는 단단한 뼈대 위에서 묵직한 한 편의 글을 써야 하는 일이 되었으니.


이제, 그냥 쓰는 일만 남았다. 그래서 나는 매주 일요일 오후를 글쓰기 시간으로 비워두기로 했다. 약속이나 외출은 넣지 않고, 근처 카페에 앉아 혼자 글을 쓴다. 그런데 이 ‘혼자’라는 말은 조금 어색하다. 실제로는 혼자가 아니다. 나는 누군가의 글을 기다리고 있고, 누군가는 내 글을 기다리고 있으니까. 각자의 자리에서 글을 쓰고 있지만, 우리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중이다.


공동의 목표.
다시 생각해 보면, 그 자체가 얼마나 강력한 동기부여인지 모른다. 함께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 그 바탕에는 우리가 함께 세운 규칙이 있고, 이제 그 위에 차곡차곡 글들이 쌓여간다. 언젠가 완성될 ‘문장의 집’은 어떤 형태일까.


아, 그렇지. 아직 완성은 아니다. 이제 곧 보수공사가 시작될 것이다.

다음 시간부터는 본격적인 피드백이 시작된다. 누군가에게 내 글을 맡긴다는 것은 떨리는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첫 독자의 소리를 듣게 된다는 점에서 기대된다. 그들의 눈으로 다시 보는 나의 글, 그 안에서 놓쳤던 부분을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함께 쓰는 글, 함께 만드는 책.
그 시작은 규칙이지만, 그 끝에는 각자의 진심이 담긴 문장들.


비 갠 오후, 화단의 다채로운 꽃들을 보게 됐다.

같은 화단, 흙으로 함께 살아가면서도 각자의 색깔로 조화를 이루는 꽃들에서 공동출판 프로젝트를 떠올렸다.

나의 글을 때맞춰 피워내는 것이 먼저겠지. 오늘도 쓰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