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책이 나온 순간

에필로그- 여름을 마무리하며

by 꿈꾸는오월

책이 세상에 나왔다.

실물로 책을 받아 든 순간, 알 수 없는 묘한 감정이 들었다. 설렘과 두려움, 뿌듯함과 아쉬움이 한꺼번에 밀물처럼 밀려왔다.


걱정 반, 호기심 반으로 시작했던 글쓰기가 이렇게 무게 있는 책으로 손에 닿게 되다니. 모니터 속 글자들이 아닌, 물성을 지닌 책을 보고 있자니 감개무량했다. 첫 책이라니. 작은 한 걸음일지라도, 함께 쓴 글들이 모여 한 권이 되었다. '정말 해냈구나'라는 벅찬 마음도 들었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던 날도, 폭염으로 더웠던 열대야도, 10번의 여름밤은 한 권의 책으로 엮였다. 그동안 첫 문장이 써지지 않아 고민했던 시간도, 부족함에 좌절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바스락 넘어가는 책장은 마치 그 사실을 모른다는 듯이, 순백의 종이 위에 까만 글자들만 정갈했다. 손끝으로 만져지는 책의 촉감과 빳빳한 새 종이 냄새 덕분에 익숙한 글도 새롭게 읽혔다.


공동출판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전까지, 글을 쓴다는 것은 온전히 혼자의 일이라 생각했다. 고요한 방 안에서, 모니터 앞에 앉아 홀로 쓰는 글. 그것이 글쓰기라는 고정관념이었다.


하지만 이번 경험은 그 고정관념을 단번에 깨뜨렸다. 세상에 부딪히며 성장하는 것처럼, 글 또한 세상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혼자 쓰는 글에는 한계가 있었다. 함께 쓰는 글, 다른 사람과 나누는 글, 여의치 않다면 온라인을 통해서라도 공개되는 글은 훨씬 더 많은 생명력을 얻는다는 것을 배웠다.


물론 불안하고, 글이 부족해 보여 걱정스럽고, 때론 쓸데없는 완벽주의에 휩싸여 몇 번이나 주저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세상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는 것. 함께 쓰며 가장 좋았던 것은, 사람들의 피드백이었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새로운 발견을 하기도, 배움의 기회를 얻기도 했고, 때론 위로를 받기도 했다.


2025년의 여름은, 아마도 초록을 닮은 이 책 한 권으로 기억될 것 같다. 매주 수요일 저녁은 여름의 크리스마스처럼 기다려지던 순간들. 글을 나눠 읽던 그 시간이 있어 하루, 한주가 반짝였던 것 같다. 한 권으로 묶여버린 지난 시간이 아쉽기도 했지만, 우리는 또 다른 만남을 약속하며 웃었다. 여름 방학 숙제를 잘 마친 듯 뿌듯했다. 한동안 이 책을 읽고, 또 읽으며 지난 시간을 곱씹을 것 같다. 도서관에 비치되면, 달려가서 바코드가 찍힌 책을 또 확인하겠지.


10번의 연재가 끝난 오늘, 어느덧 8월의 중순에 와 있다. 여름이 이렇게 아쉬웠던 적이 있을까. 책의 완성은 물론, 이 도전기의 마무리도. 작은 라이킷 하나가 쓰는 원동력이 되기도, 때론 하루를 채우는 날들도 있었다.

책은 끝났지만, 글쓰기는 끝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또 다른 계절, 또 다른 글을 써야지.


책에 담았던 글 여섯 편을 브런치에도 남기려 합니다. 더 많은 분들과 함께 읽히기를 바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