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는 우연이 빚어낸 합작품이다.

by 황금지기


유영만의 「유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통해 시장의 본질을 사색한다. 많은 투자자가 시장 앞에서 '이것인가, 저것인가'라는 명확한 이분법적 답을 원한다. 그러나 파동은 결코 단순한 흑백의 세계가 아니다. 파동은 그 사이를 메우고 있는 무수한 회색 지대로 이루어져 있으며, 우리가 반복과 복기를 멈추지 않는 유일한 이유는 바로 이 회색 지대 속에 숨겨진 우연이라는 가능성을 찾아내기 위함이다.


수많은 실패의 뒤안길에서 뜻하지 않은 위대한 결과가 싹을 틔운다. 왜 무아지경이어야 하는가? 모든 현상을 내 '뜻(생각과 욕심)' 안에 가두고 완벽한 계획으로 통제하려 든다면, 경이로운 우연의 가능성을 만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략적으로 사물을 보지 마라. 우연을 느낄 수 있도록 사물을 보라"는 니체의 말처럼, 지나치게 주도면밀하게 관찰하면 오히려 독이 된다. 특정한 목적의 그물로만 시장을 바라보면 그 그물에 걸리는 것들만 보일 뿐, 나머지 것은 모두 목적의식 밖으로 빠져나가고 만다.


인생과 투자는 결국 숱한 우연이 빚어낸 합작품이다. 무아지경이란 그 우연의 축제를 있는 그대로 즐기는 상태를 의미한다. "나는 아직도 우연이란 것 모두를 내 냄비 속에 넣고 끓인다. 그것이 제대로 익은 후에야 나는 그것을 내 먹을거리로 반긴다. 실제로 많은 우연이 당당하게 나를 찾아왔었다." 니체의 이 고백처럼, 상수는 원칙이라는 냄비에 담아 우연을 요리해 내는 자다.




”위대함은 어느 날 갑자기 탄생하지 않는다. 사소한 호기심과 작은 실천의 반복으로 어느 순간 태어나는 것이다. 한순간도 쉬지 않고 떨어지는 작은 물방울이 큰 바위를 뚫는 것처럼 위대함은 작은 실천을 진지하게 반복한 결과다. 진지한 반복만이 완벽을 만든다. 반복하면 어느 순간 반등(攀登)이 시작되고, 결국 반전(反轉)이 일어난다.“

<유영만, 유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이번에는!’이라고 외치며 달려들 때, 시장은 그들의 무덤으로 봉우리를 쌓는다. ‘갈 거야!’라며 기준 없이 진입하면 ‘이번에도 똑같은 결과’로 휘청거릴 뿐이며, ‘가겠지’라는 막연한 기대 속에 지지와 저항을 무시한 채 따라가면 ‘이번에도 골로 가는’ 비극을 맞이한다. 간절히 기도해 본들 소용없다. 니체가 말했듯, 자신을 돕지 않는 부조리한 자들의 신은 이미 죽었기 때문이다.


‘챙길걸’ 후회하며 다음번에 수익을 실현하면 떠나가는 급행열차를 멍하니 쳐다보게 되고, ‘버틸걸’ 아쉬워하며 다음에 무턱대고 버티면 고점에서 벼락을 맞고 꼬꾸라지는 것이 파동이 생리다. 숙성되지 않은 심리로는 결코 파동을 이길 수 없다. 어제의 심리를 극복한 오늘의 단단한 심리에, 그리고 그렇게 긍정적으로 거듭되는 원칙의 날들 속에서 자신만의 정답이 숙성될 뿐이다.


다져진 심리 위에 원칙이란 깃발을 꽂아라. ‘이번에는'이라는 달콤한 유혹이 들릴 때 어제의 나약했던 습관을 오늘의 실천으로 뚫어내야만 계좌에도 반등과 반전의 역사가 시작될 것이다.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돈 + 심리 = 추세”로 정의했다. 이는 곧 돈(유동성)과 편안한 심리가 결합할 때 비로소 추세가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이를 투자자의 관점에서 재해석하면 “돈 = 추세 - 심리(편향인가, 원칙인가)”라는 수식이 된다. 결국 부를 쌓으려면 크든 작든 추세에 올라타야 하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심리적 비용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파동이 곡선을 그리며 요동칠 때 겪게 되는 심리적 동요와 충동을 얼마나 덤덤하게 버텨내는가가 실력의 척도다. 투자의 실력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심리가 여유로울 수 있도록 단순하고 검증된 방법을 찾는 것, 누적 수익을 통해 자신감을 붙여가는 자신만의 추세 추종 방식을 정립하는 것, 그리고 누구나 알면 쉽게 지킬 수 있는 그 '단순한 길'을 찾아내어 실제로 행하게 만드는 힘—그것이 바로 실력의 본질이다.


플러스를 탐하기 전에 마이너스를 막아라. 계좌가 제자리걸음인 이유는 원칙 없는 매매가 수익을 밑으로 흘려보내기 때문이다. 투자의 핵심은 파동의 곡선 속에서 당신의 심리를 얼마나 ‘단순하게’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




미래에 어떤 일이 발생할지는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다. 느닷없이 블랙스완이 날아들 수도 있고, 거대한 악재라 믿었던 이벤트가 찻잔 속의 태풍처럼 지나갈 수도 있다. 매번 사건이 터진 뒤에야 "내 그럴 줄 알았지"라고 믿어버리는 '사후확신 편향'에 의존하면, 결국 시각적으로 가장 취약한 고점과 저점에서 추격 매매를 반복하는 감정적 투자의 늪에 빠지게 된다.


이미 자기 검증을 거쳐 좋은 전략을 운용하고 있다면, 외부의 소음이 아닌 그 전략 자체를 더 강하게 신뢰하고 지켜내야 한다. 투자는 결국 원칙을 지키며 버티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워런 버핏은 이솝 우화를 인용해 "숲속의 두 마리 새보다 내 손안의 한 마리 새가 낫다"라고 했다. 막연한 환상보다 확실한 원칙으로 손실을 막고, 작은 수익이라도 차곡차곡 곳간을 채워나갈 때 비로소 다음 수가 쉬워지고 자신감이 누적되는 법이다.


좋은 습관은 대부분이 실패할 정도로 만들기가 힘들지만, 편향된 인간의 본성상 나쁜 습관은 엄청난 나비효과를 가진다. 아무리 원칙을 잘 지키다가도 한두 번만 어기면 그걸로 지금껏 쌓아 올린 성은, 그토록 견고하다고 여겼던 그 성은 단 한 번의 파도에도 사라질 모래성이 된다. 좋은 습관은 대다수가 실패할 만큼 길들이기는 어렵지만, 나쁜 습관은 인간의 편향된 본성을 타고 거대한 나비효과를 일으킨다. 아무리 원칙을 잘 지켜왔어도 단 한두 번의 방심으로 무너지면, 그토록 견고해 보였던 성은 밀물 한 번에 사라질 모래성이 되고 만다.


손안의 원칙이 숲속의 기법들보다 낫다. 원칙이 무너지는 건 "이번 한 번쯤이야"라고 눈감아 버리는 나쁜 습관이다. 쉽사리 무너지지 않는 성을 쌓는 유일한 길은, 오늘도 변함없이 '손안의 원칙'을 소중히 키워가는 지루한 반복뿐이다.




파동을 그리며 흐르는 시장을 마주할 때, 추세 방향에서 얼마나 정직하게 죽느냐(손절하느냐) 그 횟수가 ‘성공 나무’가 얼마나 튼튼히 자랄지를 결정한다. 추세를 추종해야 매매가 쉬워지고, 매매가 쉬워져야 심리가 편안해지며, 비로소 해볼 만한 게임이 된다. 이 게임의 절대 법칙은 명확하다. 아무리 추세 추종의 기술이 뛰어나도 심리가 무너지면 그걸로 끝난다는 사실이다. 나머지 것들은 결국에 부차적인 것에 불과하다. 시장의 흔들림에 심리적 동요는 반복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추세는 강하고 조정은 약하다’는 보편적인 이치는 우리가 중심을 잡을 수 있는 가장 든든한 기준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추세를 추종하며 큰 손실을 막아야 한다. 그래야만 돈을 갉아먹는 심리의 마이너스(-) 값을 줄이면서 우상향하는 누적 수익 그래프를 그려갈 수 있다. 무엇보다도 잃지 말아야 하는 절박한 이유는, 본전에서 멀어지는 순간 찾아오는 심리적 압박감 때문이다.


정직한 패배는 원칙의 거름이 된다. 당신이 추세 방향에서 원칙대로 패한 상처는 나이테처럼 당신을 더 단단하게 만들 것이다. 기억하라. 여유로움은 의지력보다 넉넉한 곳간에 의지한다는 것을.




시장의 큰돈들은 절대 혼자서 그냥 갈 수가 없다. 누군가를 데려와 물량을 떠넘기지 않으면 빠져나오기가 힘들기에, 반대 방향으로 유혹하여 붙이고, 다시 넘기고 빠져나가는 식으로 반복한다. 큰돈은 그 무게를 감당하느라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지만, 이 원리를 깨친 개인에게 시장은 오히려 너무나도 쉬운 게임판이 된다.


이제 개인에게 주어진 위대한 특권을 누릴 때다. 추세에 맞춰 가볍게 몸을 던질 수 있고, 위험의 징후가 보이면 누구보다 먼저 빠져나올 수 있다. 따라가지만 않아도, 즉 뇌동매매의 유혹에 빠지지 않을 만큼만 심리가 단단해진다면 성공은 보장된 것이나 진배없다. 파동이 그려질 때만 과감하게 손절을 걸고 진입할 수 있는 특권, 대충 보고도 즉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이 가벼움은 오직 개인투자자만이 누릴 수 있는 최대의 장점이다.


적은 돈의 약점보다 강점에 주목하라. 편향 덩어리에 짓눌린 심리의 무게만 덜어낸다면, 자유롭고 치고 빠지면서 돈을 누적할 것이다. 또한 누적된 실력은 또 다른 강점이 된다.




시장에서 돈을 버는 과정은 아마 이와 같을 것이다. 긴 막대에 스프링이 달린 스카이콩콩을 타고 우상향의 얼음 언덕을 오르는 험난한 여정, 그것이 바로 누적 수익을 쌓아가는 과정이다. 처음에는 계단을 오르기는커녕 넘어지고 깨지기를 반복하겠지만, 자전거를 배우는 것처럼 우리는 중심 잡는 법을 배우게 된다. 욕심과 희망에 사로잡혀 성급하게 뛰어오르려 하면 반드시 엎어져 코가 깨지기 마련이니, 충분히 도움닫기를 하며 천천히, 그리고 길게 보며 쉬어갈 줄 알아야 한다.


또한 실력 부족과 두려움으로 제때 도약하지 못하다가, 이미 얼음이 패어버린 지점에서 뒤늦게 크게 도약하면 자빠져 계단 아래로 크게 우하향하게 된다. 자본금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은 그 어떤 사업에서도 성공하기는 어렵다. 마찬가지로 시장에서 본전을 사수할 자제력이 없는 사람은 결코 시장에 접근해서는 안 된다. 본전을 잃는 순간 심리는 흔들리고, 그 끝은 언제나 똑같은 결론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자제력을 벗어난 용기는 만용일 뿐이다. 시장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길은 부지런히 배우고 익혀 길을 찾되, 그 지식을 자신만의 원칙으로 단련하는 시간을 묵묵히 견디는 자에게만 열려 있다. 크게 도약하려는 욕심을 버리고, 적게 잃으며 자리를 지키는 연습부터 시작해야 한다.




“돈 = 추세 – 심리”다. 만약 당신의 마이너스(-) 심리 값이 언제 끝장날지 모르는 무한대(∞)의 상태라면, 그 어떤 시장에서도 수익은 불가능하다. 결국 수익이란 '추세 추종의 실력'과 '여유롭고 덤덤한 심리'의 합으로 만들어진다. 이것을 단단하게 만드는 방법은 두 가지뿐이다.


첫째, 마이너스(-) 심리를 최소화하는 자제력을 갖추는 것이다. 워런 버핏이 강조한 복리의 마법을 기억하라. 애매하거나 어렵고, 위험해 보인다면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실력이다. 투자의 초점은 수익이 아니라 잃지 않는 것에 맞춰져 있어야 한다. 오늘 당신의 목표는 얼마를 벌지가 아니라, '얼마를 잃으면 매매를 멈출 것인가'가 되어야 한다. 손실의 최소화가 곧 버티는 자의 최대 요령이다.


둘째, 레버리지(Leverage)를 통제하는 것이다. 증권사가 증거금을 설정한 이유는 인간 심리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레버리지가 높아질수록 실패 확률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며, 낮출수록 심리는 여유로워진다. 투자는 가격을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함께하는 여행이어야 한다. 레버리지가 당신 심리의 변동성이다. 심리적 흔들림을 줄이면 누적 수익을 목표로 복리의 마법을 즐길 수 있다.


수익의 크기를 탐하기 전에 변동성의 크기부터 줄이라. 자꾸만 무너지는 이유는 실력보다 자본금에 비해 지나치게 큰 심리적 무게(레버리지)에 눌렸기 때문이다




레버리지의 함정은 시간을 무시한 채 큰 수익만을 탐하는 구조적 한계에 있다. 이는 필연적으로 끝장 매매라는 파국으로 투자자를 몰아넣는다. 이미 심리가 흔들리는 상태에서 진입하기에, 파동의 작은 흔들림에도 수익은 서둘러 챙기기 바쁘고, 정작 큰 손실 앞에서는 속수무책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에 갇히게 된다.


에이브러햄 링컨의 연설처럼, ‘심리의(of the), 심리에 의한(by the), 심리를 위한(for the)’ 매매를 이어가야 한다. 더 싼 가격에 눈이 멀어 희망에 베팅하는 것이 아니라, 설령 조금 더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안전이 검증된 자리에서 반복적으로 베팅해야 한다. 자신만의 원칙이 ‘성급함’과 ‘희망’이라는 본능적 심리를 통제할 때 부의 곳간을 지을 토대가 완성된다. 손실을 최소화함으로써 얻어지는 누적 수익이 차곡차곡 곳간을 채울 때, 심리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원칙이 통치하기 시작할 때, 비로소 감정의 폭정은 막을 내린다. 손실을 최소화함으로써 얻어지는 누적 수익이 차곡차곡 곳간을 채워갈 때, 결핍과 조급함이라는 심리의 구속으로부터 진정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다.



투자를 과거의 전쟁에 비유한다면, 진정한 명장은 삼십육계의 지혜를 발휘해 때로는 포전인옥(抛塼引玉)—즉, 작은 미끼를 던져 더 큰 승리를 낚아채며 치고빠질 줄 아는 자다. 시장에서 자기 확신에 매몰되어 임전무퇴(臨戰無退)와 결사항전(決死抗戰)을 외치는 것은 명예로운 죽음이 아니라 그저 비참한 개죽음을 의미할 뿐이다. 한발 물러서서 다음 수를 노릴 줄 아는 자만이 이 끝까지 생존하는 명장이 될 수 있다. 후퇴할 줄 아는 용기가 심리를 지배한다. 투자라는 전쟁터에서 성패를 결정짓는 승리의 세 가지 조건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얼마나 오랫동안 기다릴 수 있느냐다. 시세와 이격이 발생했을 때 따라다니지 않고, 역진입을 삼가며, 정해진 손절을 빼지 않은 채 ‘기다림의 미학’을 즐기는 것이 승리의 기본 중 기본이다. 둘째는 얼마나 잘 대응할 수 있느냐다. 가속도가 붙지 않고 지루한 흐름이 이어지는 ‘골목길 구간(횡보장)’에서는 대응하며 한 파동을 무심히 보낼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하다. 셋째는 얼마나 잘 참을 수 있느냐다. 시장이 던지는 끝없는 조롱과 유혹 속에서, 아쉬움과 후회라는 감정을 묵묵히 견뎌내며 나만의 자리를 끝까지 지켜내는 인내력이 원칙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투자는 명예로운 죽음이 아닌 비겁한 생존의 예술이다. 명장은 적이 싸우고 싶을 때 싸워주지 않고, 자신이 이길 수밖에 없을 때 전장에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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