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원한 건 처음부터 자유였고 끝까지 자유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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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서건 영화를 검색하면 나오는 시놉스에서 볼 수 있는 소재가 색다르고 독특하다. 시놉시스의 일부를 인용해 간략히 영화의 설정을 안내하고 시작하려고 한다.
영화 시놉시스 중 일부: "모든 사람들은 서로에게 완벽한 짝을 찾아야만 한다. 홀로 남겨진 이들은 45일간 커플 메이킹 호텔에 머무르며, 완벽한 커플이 되기 위한 교육을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짝을 얻지 못한 사람은 동물로 변해 영원히 숲 속에 버려지게 된다."
근시라는 이유로 아내에게 이혼당한 데이비드(콜린 파렐)는 처음으로 커플 메이킹 호텔에 들어가게 된다.
처음 오셨어요? 여자를 좋아하세요 남자를 좋아하세요? 이런저런 질문을 받는다.
데이비드는 여자를 좋아한다고, 그런데 대학생 때 남자와 잠자리를 한 적이 있다고 답한다. 그렇다면 그는 양성애자로 보는 게 더 정확할 것이다. 그런데 호텔 직원은 한쪽만 정하라고 한다.
소지품을 모두 내놓고 생활용품을 지급받을 때 신발 사이즈를 질문받고 데이비드는 44반이라고 답한다. 그리고 44반은 없으니 44와 45중에 고르라는 요구를 받는다.
이렇게 양극단 중 하나만 골라야 하는 불편한 상황들을 지나 데이비드는 호텔에 입소하게 된다.
데이비드에게 호텔 매니저가 와서 묻는다. 만약 짝을 찾지 못할 경우 어떤 동물로 변하고 싶느냐고.
물론 동물로 변해도 짝은 찾을 수 있다, 그러나 '공통점'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말한다.
"늑대와 펭귄은 절대 함께 못 살죠. 낙타와 하마도 그렇고요."
-이 부분에서 이후 등장인물들이 짝을 정할 때 '공통점'에 집착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이것은 단지 취미가 맞고 취향이 같고 통하는 부분이 있어야 호감과 호기심이 생겨 연애를 할 수 있는 것과는 다르다. 눈에 띄는 공통점이 없다면 아예 종이 다른 것이나 다름없다.
데이비드는 짝을 찾지 못하면 랍스터가 되고 싶다고 답한다. 원래 바다도 좋아하고, 피도 파랗고, 등등의 이유를 들며.
그러니 절름발이 남자는 새로운 인물들이 들어올 때마다 절름발이인 여자가 없는지를 찾고, 주인공 데이비드도 머릿결 좋은 여자와 대화(저는 머릿결이 안 좋아서 안 되겠네요)도 하며 짝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짝을 찾지 않고 호텔에서 지낼 수 있는 기한을 연장하려면 숲에서 숨어 지내는 '외톨이'들을 사냥해와야 하는데 절름발이는 몸이 성치 않으니 당연히 사냥도 마땅치가 않다. 그런 그에게 데이비드가 조언을 한다.
"나 같으면 다른 방법을 찾아보겠어. 속임수나 함정 같은 거 말이야."
그 조언을 받아들였는지 '절름발이 여자'를 찾지 못한 절름발이 남자는 가짜(물리적 충격-자해)로 코피를 흘리며, 수시로 '코피를 흘리는 여자'와 짝을 이루고 딸까지 하나 주어져 가정도 이루게 된다.
시간은 흐르고 각자에게 주어진 45일이 흘러간다. 머릿결이 좋았던 여자는 머릿결도 좋고 몸매도 좋지만 결국 짝을 찾지 못해 동물로 변한다. 데이비드에게 구애를 하던 여자도-데이비드가 받아주지 않았으므로- 기한이 지나갔고 그녀는 동물로 변해야 하는 자기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호텔에서 뛰어내려 자살한다.
이 와중에 아무도 짝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냉정하고 사나운 성질의 여자가 한 명 있다. 영화 등장인물 소개에서는 '비정한 여인'이라고 나온다. -나는 이 여자를 '사이코패스'급으로 봐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자신과 이야기를 나눴던 여자가 동물로 변하는 모습과 자살하는 모습을 보고. 그 와중에 기한이 다가오는 데이비드는 결심을 한 듯 이 '비정한 여인'에게 다가간다.
데이비드는 자신의 형(데이비드가 결혼하고 이혼하는 그 기간 동안 짝을 만나지 못해 개로 변한, 자신의 형이었던 자신의 애완견)과 늘 함께하고 다니고 아내와 이혼하면서도 크게 화를 내지 않고, 자신이 원치 않는 음성 메시지를 남기는 여인(자살한 그 여인)에게 강력한 거부 의사도 밝히지 않는, 사냥도 잘하지 못하는, 대체로 온순한 성미라고 봐도 될 캐릭터이다. 그런 그가 '비정한 여인'과 짝을 이루어서 살고자 결심한 것이다. - 짝이 있어야만 그는 '살' 수 있으니까.
여기서 잠시, 비정한 여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그녀는 다른 사람들처럼 남들과 어울리고 싶어 하지도 않고 관심을 받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따뜻한 마음씨랄 것도 없고 냉정하고 비정한 캐릭터이다. 이런 그녀가 누구와 짝이 될 수 있을까?
-이런 캐릭터의 아이러니는, 자신과 꼭 같은 비정한 상대가 있다고 한들 그 비정한 사람들끼리는 연결이 될 수가 없을 것이므로 외롭게 살다가 죽는 수밖에 없다.
그러니 그녀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사람으로서의 생을 연장시키기 위해 외톨이 사냥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워낙 비정한 사람이다 보니 인간 사냥에 도가 텄고, 그 사냥으로 하루하루 연장한 덕에 호텔에서 오랫동안 혼자 지내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데이비드가 다가왔을 때 비정한 여인은 의심한다. 그래서 데이비드 앞에서 기도가 막힌 척 죽어가는 연기를 하고, 그런 자신을 데이비드가 '구해주지 않는' 것을 보고 합격을 내린다.
그렇게 비정한 여인과 데이비드는 쌍을 이뤄 같이 생활하게 되는데, 비정한 여인은 원래 타고난 성정인 것인지 데이비드를 테스트하는 것인지 계속해서 비정한 모습을 보이다 못해 데이비드의 형(데이비드가 데리고 다니는 개)까지 발로 차서 죽여버린다.
그 앞에서도 데이비드는 멀쩡한 척하려다가 슬픔을 감추는 데에 실패하고, 비정한 여인은 데이비드를 고발하고자 한다.
이때 데이비드는 호텔 직원의 도움을 받아 그녀를 죽이게 된다.
― 이 부분이 가장 의아하긴 하다. 호텔 직원은 어째서 그녀를 죽이는 걸 도왔을까? 굳이 생각해 보자면 '비정한 여인'은 아무도 사랑하지 못하고 아무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며 다른 동물들을 위협하기나 하는 어떤 포식자의 위치였기 때문에- 즉, 짝을 맺고 사랑이 이루어야 하는 시스템에 적응하지도 도움이 되지도 않는 위치이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니었나 싶다.
당연히 호텔에 더 이상 있을 수 없을 데이비드는 곧장 도망쳐 나와 외톨이들이 숨어 지내는 숲으로 도망쳐 들어간다. '외톨이 리더(레아 세이두)'도 만나서 인사를 하고 그 공동체에 합류한다.
공동체에 합류하지만 이곳은 호텔과 정반대의 규칙이 적용된다. 무조건 혼자서 살아야 한다. 누군가가 어려움에 처해도 도와줘서는 안 된다. 음악도 혼자 들으며 혼자 춤춰야 한다.
그런 속에서 생활을 하다가 '외톨이 사냥'을 나온, '호텔에서 나름 친하게 지냈던' 남자를 마주하고 곤란한 상황에 처한다. 호텔에서 지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자기가 살기 위해 데이비드를 죽여야 하는 상황. 데이비드는 온정에 호소하지만 그는 들어줄 마음이 없고, 그런 데이비드에게 '근시 여인'이 도움을 준다. 도움을 주고도 말한다. 내가 도와준 거 티 내지 말라고. 그것은 금지된 곳이 바로 그들이 있는 곳, 외톨이 숲이니까.
하지만 이미 도움을 받았고, 냉혹하게 '혼자 살아'야 하는 와중에 온정의 손길을 받으면 그게 더 크게 다가오는 법...
게다가 '근시 여인'이라니. '근시'라는 데이비드와의 공통점도 있으니 둘은 자연스럽게 끌리며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고 그렇게 정을 쌓아 나가다 못해 '근시 여인'이 다른 남자의 친절을 받는 걸 본 데이비드는 질투까지 하지만 그 남자는 '근시'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안심하기도 한다. -종이 다르면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으니까.
외톨이들은 짝을 이루어 도시에 볼일을 보러 가기도 한다. 도시에서는 무조건 '짝'이어야만 생활을 할 수 있고, 혼자 다니는 사람들은 검문을 받고 의심을 받고 증명서를 요구받기도 한다.
→ 자유롭게 도시에서 살기 위해서는 짝을 이루어야 한다. 하지만 짝을 이룬다는 과정 자체는 애초에 '호텔'에서의 생활을 의미하기도 한다.
결국 이 영화에서는 세 가지 선택지만이 있다는 걸 보여준 셈이다.
짝을 이루고 살아가는 도시 / 혼자 외롭게 살아가는 외톨이 숲 / 짝이 되기 위한 과정인 호텔
그리고, 선택과는 다른, 밀려나버린 '동물'이 되는 것.
어느 날 '외톨이'들은 호텔을 습격할 계획을 세우고, 실제로 들이닥친다.
이 부분이 이 영화 전체에서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다.
가정을 이루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 '절름발이 남자'와 '코피를 흘리는 여인' 가정에 데이비드가 들이닥쳐서 말한다. '절름발이'의 코피는 가짜라고, 자해해서 흘리는 코피이고 옷에 묻은 것도 피가 아니라고. 절름발이는 분노하여 그를 내쫓는다.
데이비드는 절름발이를 무기로 공격해도 되지만 그냥 그 말들만 전하고 쫓겨 나온다.
→ 그 사실을 알게 된 '코피를 흘리는 여인'과 '절름발이 남자'의 관계는 데이비드가 별 노력을 하지 않아도 결국 파탄이 날 테니까.
'외톨이 리더'는 호텔 매니저와 그 배우자가 있는 방을 습격한다.
아내를 묶고, 남편에게 묻는다. "누가 혼자여도 잘 지낼 수 있을 거 같냐."라고.
결국 둘 중 하나가 죽으면 나머지 하나는 '외톨이'가 될 것이니 물어야 할 질문 같기도 하지만, 다르게 말하면 '누가 죽어야 마땅하냐'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남편은 말한다. "나는 혼자서도 잘 지낼 수 있다. 아내는 혼자서는 잘 지낼 수 없는 사람이다."
결국 내가 살 것이다. 둘 중 하나가 죽어야 한다면 내 아내가 죽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그 말을 들은 아내는 절규하지만 외톨이 리더는 웃으면서 남편에게 총을 건넨다.
절규하는 아내, 괴로워하면서도 결국 총을 당기는 남편.
그러나 그 총 안에는 총알이 없었다. 그냥 그러고 상황은 종료된다.
→ 본인이 살겠다고 아내에게 총을 겨누고 당기기까지 한 그 둘의 사랑과 관계는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파탄 날 테니까. 외톨이 리더가 뭘 더 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너네들이 말하는 '사랑'이란 결국 그 정도야. 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호텔 사람들의 관계와 사랑을 파탄 낸 것과는 별개로 데이비드와 근시 여인은 또 '외톨이 숲' 세상의 규칙을 정면으로 어기고 있고, 심지어 둘은 탈출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이걸 모를 리가 없는 외톨이 리더는 '근시 여인'을 데려다가 '장님'으로 만들어 버린다.
'근시'라는 공통점으로 가까워진 두 사람.
그렇기에 '근시 여인'이 이제 장님이 되는 바람에 앞이 보이지 않아 '이상하고 엉뚱한 대답'을 할 때조차 데이비드는 그냥 좀 엉뚱한 대답을 하는가 보다, 정도로 생각한다. '근시 여인'은 어차피 오래 속일 수도 없을 테니까-라며 사실을 말하고 데이비드는 당황한다.
"눈이 안 보이면 다른 감각이 예민해진다고 하니까..."라며 눈이 보이지 않게 된 마이너스가 있지만 다른 플러스가 생길 것이라고 얘기해 보는 두 사람. 그리고 그 둘은 이런 어려움과 위협 속에서도 '외톨이 리더'를 묶어 파놓은 무덤 구멍에 던지고 도망쳐 나온다.
도망쳐 나온 둘은 도시의 식당에 들어가서 마주 앉는다. 데이비드는 직원에게 스테이크 칼과 포크를 달라고 한다.
큰 결심을 하고 데이비드는 화장실로 향한다.
'근시 여인'은 자리에 앉아 데이비드를 기다린다.
화장실에 간 데이비드는 스테이크 칼로 자신의 눈을 찌르려고 하지만 쉽지 않은 결심이라서 수없이 망설이고, 자신의 입에서 터져 나올 비명을 염려하여 입에다가 페이퍼타월을 잔뜩 집어넣고 다시 손에 쥔 칼을 자신의 눈에 겨눈다.
그러나 찌르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서 데이비드를 한없이 기다리는 '근시 여인'의 모습으로 영화는 끝난다.
그렇다. 열린 결말이다.
그러니 이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데 나도 결말에 대한 나의 생각과 추측으로 이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데이비드가 택할 수 있는 길은 세 가지가 있다.
1. 자신의 눈을 찌르고 장님 커플이 된다.
2. 눈을 찌르지 않고 '장님인 척' 하며 '근시 여인'과 함께 커플로 살아간다.
3. 근시 여인을 식당에 버려두고 도망친다(어디로?).
일단 나는 3번이었다고 생각한다.
2번이 '아닌' 이유는, 근시 여인도 말했듯이 눈이 멀면 다른 감각이 더 예민해질 것이고 근시 여인은 눈이 보이는 감각도 보이지 않는 감각도 알고 있으니 데이비드의 거짓말은 금방 들통이 날 것이다.
또한 근시 여인이 아니더라도 앞서 '비정한 여인'을 속이려다가 실패한 전력이 있으니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잘 알고 있으며, '절름발이 남자'가 '코피를 흘리는 여인'을 속이고 이루었던 가정도 결국 파탄이 나는 걸 보기도 했다.
→ 속이는 것도 어렵지만 애초에 이런 엄청난 차이 앞에서 그 둘의 사랑이 견고하고 지속될 수 있을까? 앞서 말했듯 데이비드와 근시 여인 사랑의 근간인 공통점, '근시'는 사라진 지 이미 오래이고 그 격차는 더 커질 테니까.
1번이 '아닌' 이유는, 데이비드가 근시 여인을 정말로 사랑한다면 그 모든 걸 감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데이비드는 이미 결혼도 해봤고 이혼도 '당해본' 사람. 결혼까지 했던 자신의 결혼 생활이 어떻게 끝나는지를 봤다. 그 견고한 사랑의 법적인 결속조차 그렇게 끝나기도 하고.
또한 '외톨이 숲 사람들'이 호텔에 들이닥쳐 그들의 사랑을 갈라놓을 때 보여준 호텔 매니저 부부의 파탄 모습에 대해서도 알고 있을 것이다. 혹은, 데이비드는 몰라도 우리는 알고 있다. 죽음 앞에서는 사랑이고 뭐고 나만 살겠다고 내던지는 모습.
→ 데이비드가 그 모습을 보았다면 사랑이 얼마나 얄팍하고 힘이 없는지를 느꼈을 것이고
→ 데이비드는 모르고 우리만 그 모습을 본 것이라면 죽음과 크게 다를 것 없는, 멀쩡한 눈을 칼로 찔러야 하는 선택 앞에서 데이비드가 대담하기가 얼마나 힘들 것인지를 우리는 예상할 수 있으므로.
이제 마지막으로 결말이 3번-근시 여인을 버려두고 데이비드는 도망침-이라고 생각한 이유를 말하자면.
데이비드는 커플 호텔에서는 딱히 진짜 연인, 사랑을 찾으려는 모습도 딱히 보여주지 않았고 단지 동물로 변하는 위협이 다가오자 가짜로 연기를 하다가 이도저도 안 되니 호텔에서 도망쳐 나온다.
그래놓고 오로지 혼자 지내야 하는 외톨이 숲에서는 뜬금없이 사랑에 빠지고 연인이 되어 커플로 자유롭게 살고자 한다.
이 상황에선 저러고 싶어 하고 저 상황에선 이러고 싶어 하고? 청개구리 심보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데이비드는 그저 자유롭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커플 성사의 압박이 있는 호텔일지라도 45일이 지나면 동물로 변한다는 엄청난 제약이 있는 게 아니라면 데이비드는 그럭저럭 나름 순응하고 살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 엄청난 압박이 느껴졌으니 그걸 떠나고 싶어 했던 거고, 외톨이 숲에서는 철저하게 혼자가 되어야 하는(남을 도와줘서도 안되고 도움을 받아서도 안 되는 정도의 철저함) 압박 속에서, 그저 '자연스럽게' 도움도 주고받고 애정도 주고받고 싶었던 것뿐이다.
이제 데이비드는 가짜 커플 놀이도, 혹은 진짜 커플을 위해 엄청난 희생도 하지 않고 그저 자유를 찾아 떠났을 거라 생각한다. 그런데 어디로? 혼자서 도시를 돌아다니다간 바로 체포되어 호텔로 보내질 텐데?
그는 랍스터가 되어 바다로 갔을 것 같다. 그것만이 그가 자유로워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테니까.
― 대부분의 동물은 '동물이 되면 숲으로' 보내진다. 하지만 랍스터는 바다로 갈 것이고, 데이비드가 랍스터를 택한 이유에 '바다를 좋아해서'도 있었으므로. 랍스터가 되면 지긋지긋한 숲도 호텔도 아니라 바다로 가서 자유롭게 지낼 수 있을 테니까.
이를 보여주는 듯 영화 엔딩 크레디트 마지막 부분에 파도 소리가 들린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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