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흑 같은 어둠 속, 나를 살게 한 1.5km의 빛

by 박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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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에 관심을 두고 계십니까?


주식이나 부동산, 재테크 시장이 뜨겁다는 뉴스를 접할 때가 있는데 가끔씩 들려오는 소식을 접하다 보면 새삼 놀라곤 합니다. 사람들이 투자를 위해 쏟는 시간과 열정이 엄청나기 때문입니다. 국내 정세는 물론 해외 뉴스까지 꼼꼼히 챙기며, 세상이 어떻게 연결되어 돌아가는지 치열하게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존경심마저 듭니다.


그런 치열함을 보며 문득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자산을 불리기 위해서는 밤을 새워 공부하지만, 정작 내 존재의 근원이나 삶을 지탱하는 **'마음의 자산'**을 위해서는 얼마나 공들이고 있을까요?


새해입니다. 2026년이라는 새로운 숫자를 받아든 지금, 우리의 관심사는 어디를 향해 흐르고 있는지 잠시 멈추어 생각해 봅니다.


어둠 속에서 만난 구원의 불빛


몇 해 전, 딸 내외와 함께 지방으로 여행을 갔을 때의 일입니다. 낯선 곳에서 해는 이미 저물었고, 설상가상으로 내비게이션은 가로등 하나 없는 칠흑 같은 어둠 속으로 우리를 안내했습니다.


약 1.5km 남짓한 짧은 거리였지만, 빛이 사라진 도로 위에서의 공포감은 상당했습니다. 차 안에 세 명이나 있었음에도, 한 사람의 불안은 금세 전염되어 모두를 긴장하게 만들었죠. 핸들을 잡은 손에 식은땀이 배어 나올 때쯤, 멀리서 희미한 카페 불빛 하나가 보였습니다.


"저기야, 다 왔어! 이제 됐어."

그 작은 불빛 하나를 보는 순간, 차 안을 짓누르던 두려움은 순식간에 안도감으로 바뀌었습니다. 상황은 여전히 어두운 밤이었지만, **'내가 가야 할 곳', '나를 받아줄 안전한 곳'**이 보인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마음의 평화가 찾아온 것입니다.


우리의 삶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요? 인생이라는 도로 위에서 때로 우리는 예고 없는 어둠을 만납니다. 불안과 두려움이 엄습할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성공이 아니라 나를 안전하게 받아주는 따뜻한 불빛, 즉 내면의 '평안'입니다.


부끄럽지 않은 소망을 품으십시오


많은 분들이 새해 소망을 빕니다. 사업 성공, 건강, 자녀의 합격... 모두 귀하고 소중한 바람들입니다. 하지만 살다 보면 우리가 품었던 기대가 어긋나 실망하거나, 때로는 그 소망 자체가 우리를 부끄럽게 만드는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내가 헛꿈을 꾸었구나" 하며 자책하게 만드는 것이죠.


우리가 좌절하는 이유는 소망의 뿌리가 '변하는 것'들에 박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성공이나 성취는 삶을 풍요롭게 하지만, 언제든 변할 수 있는 '확률'의 영역입니다. 확률에 기댄 소망은 빗나가는 순간 우리를 배신합니다.


하지만 **'결코 부끄럽지 않은 소망'**이 있습니다. 이것은 '내가 무엇을 성취했느냐'가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랑을 받고 있느냐'**에 뿌리를 둔 소망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힘은 무엇일까요? 많은 위인이나 역경을 이겨낸 사람들의 고백을 들어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자신을 믿어준 **'부모님의 사랑'**입니다. 모든 상황이 절망적이고 세상이 등을 돌린 것 같은 순간에도, "난 널 믿는다, 넌 소중하다"라고 말해주는 어머니의 눈빛 하나가 사람을 다시 살게 합니다. 그 절대적인 지지가 있는 한, 넘어진 자리는 실패의 무덤이 아니라 다시 도약할 발판이 됩니다.


하물며 사람의 사랑도 우리를 이렇게 지탱하는데, 신앙 안에서 말하는 더 크고 완전한 사랑은 어떠할까요? 성경은 그것을 '우리 마음에 부은 바 된 하나님의 사랑'이라고 표현합니다.


"상황은 실패할 수 있어도, 사랑받는 내 인생은 실패하지 않는다."

이 단단한 믿음이 바로 무너지지 않는 소망의 실체입니다. 비바람이 몰아쳐도 뿌리 깊은 나무는 뽑히지 않듯, 사랑에 기반한 소망은 시련 속에서 오히려 더 단단해집니다.


2026년, 마음의 부자가 되기를


주식 차트를 분석하는 열정의 반만이라도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데 사용해 보면 어떨까요? 내가 언제 진정으로 평안한지, 무엇이 내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지, 고난이 닥쳤을 때 나를 일으켜 세우는 힘은 무엇인지 탐구하는 것입니다.


게으름은 단순히 몸을 움직이지 않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내 영혼과 마음이 빈곤해지도록 방치하는 것 또한 게으름입니다. 세상의 풍요를 좇느라 정작 내면의 밭을 황무지로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합니다.


2026년 새해, 독자 여러분의 삶에 '부끄럽지 않은 소망'이 흐르기를 바랍니다. 현실이 광야처럼 거칠지라도, 그 안에서 발견하는 소소한 기쁨과 감사, 그리고 서로를 향한 사랑이 어둠 속 가로등처럼 여러분의 길을 비추어 주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단단한 소망을 품고, 끝까지 승리하는 한 해가 되시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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