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한 목표나 결심이 아닌, 작은 식탁에서 그려나가는 나만의 지도
새벽 5시. 세상이 잠든 시간, 우리 집 식탁 위에 노란 조명이 켜집니다. 고요함과 조금 차가운 공기가 어깨에 내려앉지만, 이 적막함이 싫지는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좋습니다. 어쩌면 이 시간만이 온전한 '나'로 존재할 수 있는 유일한 틈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두 딸의 엄마로, 또 숨 가쁘게 일하는 직장인으로 살다 보면 문득 길을 잃은 기분이 듭니다. '이게 진짜 내가 원하는 삶인가'라는 질문들이 머릿속을 채우고 막연한 불안감과 허무함이 파도처럼 밀려오기도 합니다. 그때 저는 가족 모두가 잠든 새벽 혼자 조용히 일어나 식탁 의자에 앉습니다.
제 눈앞에는, 그리 예쁘지 않은 손글씨로 적힌 지도 한 장이 놓여 있습니다. 남들이 말하는 화려한 수익률이나 대단한 성공 비법 같은 건 없습니다. 저의 손 때 묻은 다이어리 속 지도 한 장에는 오늘 일어날 행복과 미래의 행복한 나를 정성스레 기록한 메모들이 있을 뿐입니다.
불안은 대개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찾아오더군요. 머릿속이 복잡할 때 저는 그냥 지도를 그렸습니다. 손가락 끝으로 내가 바라는 목표를 적고, 나의 미래를 상상하고, 오늘 하루 감사할 일들에 대해 기록하는 그 단순한 행위들이 저를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 작은 식탁과 한 권의 다이어리는 제게 단순한 물건이 아닙니다. 현실의 무게를 견디며 미래를 설계하는 나만의 지도이자 나침반과 같습니다. 요란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남들보다 조금 느려도 상관없습니다.
부족해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지치지 않고 내가 만든 길을 향해 나아가는 나만의 지도를 만드는 중이니까요.
오늘도 저는 이 노란 조명 아래서, 나라는 꽃이 조용히 피어나고 있음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