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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만난 루이비통 회장과 피터 마리노.. 그리고.

실수는 성공의 어머니?  좌우충돌 해외 디자이너 에피소드


"루이뷔통 회장님 들어오십니다"

연매출 72 조원의 명품기업  LVMH의 버나드 아노 회장, 185cm의 큰 키에 날씬한 체형, 깔끔한 남색 정장에 얼음처럼 파란 눈의 프랑스 신사 느낌, 걸어오는 자태부터 멋지다.

같이 미팅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우리 회사 사장의 피터 마리노. 전 세계 거의 모든 럭셔리 브랜드의 샾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고 있는 업계 일인자,  천재적인 디자이너이다.

처음으로 우리 사장님을 따라 같이 들어가게 된 세계적인 CEO와의 미팅은 설레고 떨렸다.



이번 미팅은 앞으로 진행할 인테리어 프로젝트의 생사가 걸린, 회장의 계약서 서명을 따내야 하는 중요한 회의이었기에 거의 피터가 프레젠테이션을 주도했고. 미팅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다.  

1시간쯤 지났을까, 갑분싸! 난 말도 안 되는 철자법 오류를 발견한다. 그것은 바로..

“Retsrained palette "의 앞 'Re'를 뺀

"   Strained Palette"라고 써버린 것!  

나의 이런 바보 삼식이 같은 철자법 오류로 인해 (차분한 팔레트)라는 단어가 (불편한 팔레트)라는 전혀 다른 어감의 부정적인 뜻이 되어버린 것.


카리스마 뿜 뿜, 이렇게 365일 머리끝부터 발 끝까지 가죽옷을 입고 다니신답니다.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무서운 사장님 피터 마리노

'이길로 내 책상으로 돌아가 짐을 싸는 편이 나을 수도..'라는 생각이 머리에 스쳤다.  

그리고 머지않아 들리는 사장님의 고함

"해고되고 싶어? 지금 무슨 실수를 한 거야?!"

 책임자였던 나는 온몸이 얼어 버렸다.  이제 해고구나 어쩔 줄 몰라하고 있는 바로 그때,  옆에 조용히 앉아 있던 LVMH 회장이 미소를 찡긋 지으며 농담조로 하는 말,

"차분한 색조가 때론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거 아니겠어요? "

그렇게 웃어 넘겨주는 아노 회장 덕에 우리는 미팅을 끝까지 잘 마칠 수 있었고, 나는 며칠간 피터의 눈칫밥을 먹어야 했지만 무섭긴 해도 뒤끝 없는 피터의 성격 탓에 곧 회사생활도 순조롭게 이어 갈 수 있었다.



벌써 10년이 다 된 일이지만 너무나 선명하게 기억되는 해고 직전까지 간 이날의 간 떨리는 드라마.  

그때 아노 회장이 나의 실수를 잘 넘어가 주어서 얼마나 고맙던지 지금 생각해 보면 수석 디자이너라기엔 한잠 어려 보이는 내가 쩔쩔매고 있는 게 측은해 보여 도와준 게 아녔던가 싶다.

해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외국인으로서 '프로의 세계에서 두 번의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다'를 상기시켜준,  그저 '외국인 치고' 잘하는 영어가 아닌,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보다 두배 세배 더 노력을 해야 함을 절실히 깨닫게 해 준 에피소드이다.   



미국에 'fool me once shame on you, fool me twice shame on me'라는 말이 있다.  

해석하자면 한 번 속으면 그건 속인 사람의 잘못이지만 두 번 속으면 그건 내 잘못이라는 것으로 과거의 실수에서 배우고 그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는 뜻이다

오늘은 멋진 비비 킹 (B.B.King ) 아저씨의 소울 강한 "Fool me once" 나 들으며 퇴근해야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MWxbs5zlG2s


"내가 어렸을 때

나는 몰랐다

이 세상의 모든 것

나는 온갖 바보를 연기했다

오래 걸리지 않았어

규칙을 배우려면

과거의 실수에서 배워

두 번째 실수는 

내 잘못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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