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지금 늦게 군대에 가있는 친구가 한 명 있다.
모든 군대에 있는 친구들의 특징이지만 항상 전화할 때마다 물어본다. “OO아, 밖은 행복하냐?”
1달에 1번씩 전화할 때마다 나한테 그렇게 물어보면 내 대답은 항상 같았다.
“뭐, 그냥 그렇지 ㅋㅋ 여기도 쉽지 않다.”
행복하냐고 물었을 때 난 선 듯 요즘 너무 행복해라고 대답할 수 없었다. 항상 주저하는 내 모습을 봤다.
지난주에도 역시나 어김없이 친구에게 전화가 왔고, 그 친구는 나에게 물어봤다. “OO아 요즘은 행복하냐?”
근데 처음으로, 진심으로 “그래도 요즘은 조금 행복한 것 같아”라는 대답을 할 수 있었다.
그 친구가 나한테 그동안 몇 번 행복하냐고 물어봤지만 질문을 들었을 때 ‘그래도 요즘은 좀 행복하지’라는 생각이 든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요즘 조금은 행복하다고 이야기하는 내 모습에 나 스스로 놀라웠다.
‘어 뭐지? 나 요즘 좀 행복하네?’ 정말 몇 년 만에 느껴보는 기분이었다.
행복해하는 내 모습이 오히려 신기한 기분이었다.
일의 강도도 그렇고 일상은 똑같은 것 같은데 나 왜 내가 행복하다고 느끼지라고 생각해 보니 나한테 한 가지 변화가 생겼다.
바로 기다려지는, 기대가 되는 하루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냥 일요일마다 교회가 친구들이랑 같이 축구하고, 맛있는 저녁 먹고, 수다 떠는 이런 사소한 시간들이, 어쩌면 정말 가벼운 시간들이 너무 기다려진다.
기다려지는 하루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 삶이 조금은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그전엔 어디 놀러 가더라도 ‘그냥 놀러 가는 거지…’라고 생각하며, 어느 순간 설렘이라는 게 사라졌다. 그리고 기다림 또한 사라졌다.
그런데 이제 나에게 사라졌던 기다림이 다시 조금씩 아주 조금씩 찾아오고 있다.
어쩌면 행복이란, 기다려지는 하루가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요즘 하게 된다.
7일 중 기다려지는 하루가 생겼고, 그 하루가 이틀이 되고 삼일이 되고 결국은 내일이 매일 기다려지는 삶이 되면 어쩌면 나도 행복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요즘 하게 된다.
내일이 기다려지는 것은 내일이 특별해서가 아니다.
내가 내일 하루를 어제와 같은, 오늘과 같은 하루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하루로 여기는 것이다.
내일이 특별한 이유는 무수히 많다. 하지만 이를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그냥 오늘과 똑같은 하루가 된다.
특별한 내일을 찾는 연습도 필요한 것이다.
행복하기 위해서도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요즘이다.
여러분은 내일이 기다려지시나요? 특별한 내일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