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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병택 Apr 22. 2021

스트레스도 통증의 원인이 된다.

허리통증, 허리디스크의 알 수 없는 원인 (1)


  허리통증은 스트레스와 우울, 불안함 등 마음의 문제로 생길 수 있다. 이러한 허리통증을 ‘심인성 요통 증후군’ 이라 한다. 심인성 요통은 스트레스에 의해 자율신경계의 교감신경이 더 쓰이면서 영향을 받는다. 교감신경이 많이 쓰이면 호흡 근육과 자세를 유지하는 근육이 긴장되고 척추에 움직임이 나빠지면서 문제가 된다. 또한 스트레스 호르몬이 회복을 느리게 하고 통증을 일으킨다. 마지막으로 통증과 관련된 뇌 영역이 스트레스를 처리하는데 관여한다. 따라서 스트레스도 통증의 원인이 된다.     


  20대 중반 여성 환자는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몸이 경직 되어 있고 뻣뻣했다. 야근하고 오래 앉아 있어 허리가 망가지고 스트레스도 한 몫 한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맞는 말이다. 신체적, 심리적, 환경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이다. 만성 환자들 중에는 마음의 문제로 요통이 발생하는 ‘심인성 요통‘이 생각보다 많다. 통증을 오래 겪으면서 스트레스 받고 스트레스가 통증을 더 민감하게 만들면서 악순환이 되는 것이다.  

   

  스트레스는 자극과 반응이 계속 변화되는 상태이다. 사전적 의미는 적응하기 힘든 환경과 조건에 노출됐을 때 느끼는 심리적, 신체적 긴장 상태를 뜻한다. 환경이나 조건이 변해도 적응을 하면 건강하고 적응하지 못하면 문제가 생긴다. 적응은 우리 몸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려는 항상성(homeostasis)과 관련이 있다. 항상성은 자율적인 조절 과정이고 자율신경계의 영향을 받는다. 항상성을 깨뜨리는 스트레스는 자율신경계의 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킨다.     


  교감신경은 호흡 속도를 증가시키고 몸이 긴장, 흥분 상태로 만든다. 횡격막 등 호흡 근육들은 허리 척추에 붙어 있고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잘못된 호흡은 척추의 안정성과 자세에 영향을 미친다. 긴장된 근육들은 추간판과 척추 구조물이 잘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 척추의 움직임과 기능이 떨어지면 작은 충격에도 미세 손상이 생긴다. 작은 손상들이 누적되어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스트레스가 교감신경을 자극하고 잘못된 호흡과 척추 주위 근육들을 뻣뻣하게 만들면서 충격을 주고 문제를 일으킨다.    


  스트레스는 HPA축(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피질 축)을 통해 스트레스 호르몬을 많이 분비하게 해서 생리적 변화를 일으킨다. HPA축은 중추 신경-내분비-면역계 시스템을 연결하는 인체 스트레스 대응 체계로 스트레스의 생리적 반응을 조절한다. 시상하부에서 만들어지는 부신피질자극호르몬 분비 인자(CRF)는 비만세포를 자극한다. 비만세포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만들고 뇌로 전달하는 통각신경을 증가시켜 통증을 더 느끼게 한다.  

   

  HPA축에 의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콜티솔(cortisol)이 분비된다. 콜티솔이 증가하면 조직 회복을 지연시켜 통증이 지속되게 만든다. 스트레스가 HPA축을 통해 호르몬의 불균형을 만들고 통증 증가와 회복을 느리게 하는 것이다. 스트레스 관련 호르몬인 엔도르핀은 통증을 감소시키는 호르몬이다. 엔도르핀의 분비가 줄어들면 통증을 감소시키지 못해 문제가 된다. 외에도 카테콜아민, 도파민, 세로토닌 등 스트레스 관련 호르몬들의 불균형은 몸의 문제를 만들어 자연치유력을 떨어뜨린다.    


  통증과 관련된 신경 영역은 한 군데가 아니다. 통증을 처리하는 뇌 영역은 여러 곳인데 스트레스를 처리하는 데도 관여를 한다. 전대상피질, 섬피질, 편도체, 해마 등 통증 신경매트릭스라 불리는 뇌 영역이 있다. 미국 캔자스대학교 의료센터 연구팀은 통증 신경매트릭스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활성화 된다는 것을 fMRI(기능적 자기공명영상) 측정 장비를 통해 입증했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되면 통증을 인지하고 느끼는 뇌 영역이 반응하고 통증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허리통증의 원인이 다양하고 약 15% 구조적인 문제보다 약 85%의 비구조적인 문제가 더 많다. 스트레스는 비구조적인 문제 중에 하나이다. 스트레스는 우울증, 인지 어려움, 감정 불안정, 수면장애, 피로 등 복합적 증상을 보인다. 심리사회적인 이유로 스트레스가 증가하면 증상은 더 심하게 나타난다. 불면증과 같은 수면장애가 생기면 통증에 민감해지고 근육도 더 긴장된다. 하루 종일 피곤하면 무기력하고 척추 구조와 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스트레스가 통증뿐 아니라 삶의 질을 떨어지게 하고 회복은 더 오래 걸린다.

   

  30대 후반의 직장인은 만성 요통으로 많이 고생했었다. 허리통증만 있는 게 아니라 목, 어깨 통증도 심했다. 그래서 전국에 낫기 위해 안 가본 곳이 없다고 했다. 특히 통증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 스트레스 등이 심했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기도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안타까웠다. 만성이 되기 전에 치료도 잘 받고 스트레스 해소도 했다면 회복에 도움이 됐을 텐데 말이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드러나지 않는 스트레스와 통증이 더 무서운 법이다.     


  환자들과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한다. 이야기를 하다보면 허리통증의 원인을 다양하게 파악할 수 있고 운동 방법과 생활습관 교정을 선택하는데 더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스트레스는 신경을 많이 쓰는 부분이다. 때로는 스트레스, 우울, 불안한 마음의 문제가 허리통증을 회복하는데 더 영향을 미친다. 마음의 문제와 허리통증을 함께 치료하는 것이 좋지만 마음의 문제가 심하다면 정신신경의학과 진료와 심리 상담을 먼저 권하는 경우도 있다. 마음의 문제는 중요하고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스트레스도 통증의 원인이 된다. 특히 만성 허리통증에 영향을 준다. 첫째, 스트레스는 항상성을 깨뜨려 자율신경계의 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킨다. 호흡 근육과 자세 유지 근육들을 긴장시키고 척추의 움직임도 감소시킨다. 둘째, 스트레스는 HPA축을 통해 콜티솔 등 스트레스 호르몬을 과도하게 분비하고 생리적 변화를 일으킨다. 손상된 조직의 회복을 지연시키고 통증을 지속하게 한다. 셋째, 통증을 처리하는 뇌 영역은 여러 곳인데 스트레스와 함께 활성화된다. 넷째, 스트레스, 불안, 우울 등 마음의 문제도 있으면 심리적인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마음의 문제를 오래 나두면 만성 허리통증을 회복하는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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