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을 의심하지 않기 위한 연습
어른들은 말합니다. “인서울 4년제는 가야지” “왜요?”라고 묻고 싶어 집니다. “좋은 대학 가서 좋은 직장 얻고, 좋은 사람 만나 잘 살아야지” 틀린 말은 아닙니다. 실제로 좋은 대학은 좋은 직장에 갈 수 있다고 ‘예측’ 할 수 있는 요인이 됩니다. 여기서 ‘좋은’이라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편의상 인서울, 대기업이라고 정의하겠습니다. 제가 고등학생이었을 당시를 생각해 보면 이 말을 머리로는 이해했고, 실제로 말하고 다녔지만, 그것은 너무 막연했기 때문에 큰 동기부여를 불러일으켜주지는 못했습니다. 대학생이 된 후 공부를 하고, 진로를 설정해 가며 ‘좋은 대학에 가야 한다는 말의 진짜 의미’에 대한 나름의 사유를 해보았습니다. 고작 그들보다 3년 더 살았지만 그들에게 제가 느낀 바를 전달해 주고 싶습니다.
저는 인서울 끝자락 4년제 대학교에 재학 중입니다. 제 인생에 있어 크게 메리트가 있는 학교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디메리트도 아니라서 나름 만족하며 다니고 있습니다. 중간고사 공부를 하던 중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중간한 노력을 하며, 어중간한 대학을 다니고, 어중간한 학점을 받아왔는데 이번에도 그러지 않을까.’ 자기 효능감도 학습의 결과였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깨달았습니다. 학습이 좋은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나는 원래 이 정도야’라는 생각은 반복된 경험의 학습이었습니다.
미래에 대한 선택지가 넓어질수록, 미래가 불안할수록 우리는 자신을 의심하게 됩니다. 그때 우리는 내가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생각하기 위해 과거의 내가 성취해 온 것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취 경험’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제 막 성인이 된 친구들이 ‘나는 무언가를 해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가장 분명한 경험은 무엇일까요? 대학입니다. 빠르게는 초등학생, 느리게는 고등학생 때부터 입시를 준비합니다. 물론 대학이 공부가 가지는 의미의 전부는 아니지만, 공부를 성실히 한 것을 단번에 증명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증거입니다. 결국 좋은 대학에 가야 한다는 말의 진짜 의미는, 인생을 살아가며 스스로를 의심하지 않기 위한 성취 경험을 쌓으라는 말이 아닐까요?
“너 정도면 대학 잘 간 거지”라는 말에 저는 종종 안도합니다. 그 말이 위안이 되는 이유는 완전히 만족스럽지는 않아도, 내가 최소한 무언가를 해낸 사람이라는 근거를 남겼기 때문입니다. 대학이 주는 ‘근거’는 이후의 수많은 선택의 순간마다, 그리고 과정 속에서 자주 나를 도울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높은 곳에 올라갔느냐보다, 내가 나 자신을 설득할 수 있는 근거를 남겼는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