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암병동으로 이송된 후
처음에는 다인실로 배정되었다.
커튼과 비닐커튼, 2중 커튼으로 되어있고
천장에는 공기필터가 24시간 소리를 내며 가동되었다.
낯선 공간, 낯선 공기, 낯선 상황들
모든게 낯설었다.
이송된 후에 며칠간은 먹고,자고 하는 것을 할 수 없었다.
그저 계속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소윤이 케어를 해야했다.
특유의 차디찬 공기,
모든게 차갑게 느껴졌다.
영화의 장면처럼
모든 순간들이 흑백으로 보이고,
흑백사진으로 내 기억 속에 기록이 되었다.
유난히 추운 겨울의 시작이여서 그랬을까,
봄,여름,가을 다른 계절이여도 그렇게 느껴졌을 것 같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골수검사를 해야한다.
골수검사를 처음 하던 날,
마취약에 잠드는 소윤이를 검사실에 두고
나오며 가슴이 미어지는, 가슴이 뚫리는
아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감정을 느꼈다.
지금까지 살면서 그런 감정을 느껴보지 못했다.
가슴이 미어진다는 느낌.
선생님께 잘부탁드린다는 말씀만 할 수 있을뿐,
내 아이를 위해서 해줄 수 있는게 없었다.
복도에 나와 주저 앉아 울고 있는 나에게
한 아이의 보호자가
"울지말아요. 짧게 끝날게 아니예요. 엄마가 이렇게 무너지면 안돼."
한 마디에 더 울음이 터지고 말았다.
그렇게 골수검사가 끝나고,
소윤이는 급성림프모구백혈병 진단을 받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