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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차 Aug 30. 2024

간절한 기도일기

세상의 모든 신께 빌었다.

항암 치료가 시작되면서

면역수치는 바닥을 치기 시작했다.


다인실에서 1인실로, 그리고

무균실로 이동하자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요동쳤다.

1인실에서 짐을 챙기면서도 불안한 마음이 나를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암병동은 보호자가 1인만 가능해서 이 모든 상황을 소윤이와 내가 감당해야 했다.

이 상황을 나에게 간접적으로 전달받는 남편도 힘들었을 것이다.

우리 가족에게는 이 시간들이 너무 잔인하게 느껴졌다.


막상 무균실로 들어오니

소윤이는 조금 더 안정을 찾은 느낌이었다.


1인실에 있을 때

"소윤이 너무 아파 엄마, 나 좀 어떻게 해봐!!"

"엄마 때문에 아픈 거니까 엄마 잊지 말고

다 기억해!!"

소윤이가 나에게 했던 말이다.


얼마나 힘들고 괴롭고 아프면

5살 아이가 저런 표현을 했을까,


소윤이를 안고 정말 많이 울었다.

전부 나의 잘못인 것 같기에..

엄청난 죄책감에 휩싸였다.


소윤이가 항암을 시작하면서 노트에

기도 일기를 썼다. 종교는 없지만

이 세상의 모든 신께 빌었다.


내일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오늘 하루, 순간순간을 살아갈 뿐.


손, 발 씻기기, 가글, 좌욕

시간에 맞춰서 약 먹이기,

대. 소변 무게 기록, 먹는 양 기록 등등을

 순간순간, 하루하루를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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