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정순민
세상에 뭐하나 부럽지 않게 살았던 내 친구다.
가진 것 없어도 한없이 넓은 가슴을 안고 살았던 나의 친구
누구보다 글쓰기를 좋아하고 잘했고 하지만 글쓰기를 다 그만두고 제천의림지에서 형님의 슈퍼일을 도와 저수지 유원지에서 살던 내 친구
참 아까운 내 친구 순민이
삶이 이렇게 길고 지루할 줄 알았다면 이놈을 내가 잘 데리고 살 수 있었을 텐데
너무 갑자기 내곁은 떠난 내친구 순민이
한때 우리는 남춘천역 허름한 CAFE "달리는 기차바퀴"에서 젊은 날을 회상하곤 했었다.
샘밭에서 남춘역까지
가끔은 남춘역에서 춘천의 명동까지 수많은 날들을 걷고 또 걸었었다.
걷다가 지칠때쯤 육림극장 뒤쪽 시장 골목에서 두루치기에 소주 몇병을 거뜬히 비우는 그런 사이였었다.
술김에 다시 명동에서 후평동까지 걸다가 강원대하교 후문 뒤에서 .5닭갈비를 흡입하고 밤새 토하곤 했었다.
40이전에 너랑 지낸날이 수년같아서 지겹다고 생각할 즈음 넌 갑자기 세상을 등졌다.
너의 가족과 너의 의림지 형을 본 것이 내가 기억하는 너의 마지막 이었다.
아마도 그 학기는 니가 나의 점심 밥을 싸다주곤 했었지!
이 세상에 의지할 곳이란 한평남짓한 나의 피난처 나의 자취방
비기키 옷장하나에 곤로 하나, 삼단매트리스, 광목으로 만든 이불, 그리곤 기억속 어머니
저녁 자정쯤 춘천역으로 들어오는 기차역 플랫폼 기적소리
그리고 적막함과 새벽녁 공허함 그리곤 한줌의 연탄내음 COO
내 방에서 들여오는 겨울의 비명소리
소양로 위의 자취방은 추워도 너무 추웠고 춘천의 이정표 같은 살을 에이는 추위
한없이 내주고 내줘도 추위만도 못한 더위
추우면 불 가까이 있으면 돼지만 이놈의 더위는 사람도 증오할 만큼 증오가 깊어졌다.
그 당시 항상 나를 지켜주었던 나의 친구 순민이
보고싶다.
널 보면 너무 좋을 듯한데... 어디를 가도 볼 수 없다네. 순민이가 좋아하는 소주에 커피한잔 먹고 하늘보고 배까고 자고 싶네...
그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