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 위대함의 산에 오르는 길

- 아무도 가지 않은 길 위에 나의 자취를 남기는 일

by 이채이


위대함을 두려워 말라.


'위대함'이란 말은 가끔 우리를 위축시킨다. 너무 커서, 너무 높아서 가닿기도 전에 주저앉고 싶은 마음이 먼저 드는 단어.

하지만 '위대함'은 처음부터 산꼭대기에 깃발을 꽂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만의 길을 내는 사람에게만 허락되는 이름이다.

“위대함을 두려워 말라.”는 셰익스피어의 글. 나는 그 말을, 단지 자신감을 부추기기 위한 응원이 아니라 위대함이 얼마나 고독하고도 두렵고, 고통스러운 여정인지를 경험했던 이의 진심이라고 믿는다.

누구나 정해진 길을 따라 정상까지는 갈 수 있다. 이미 누군가가 잘 닦아놓은 길 위를 묵묵히 걷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성공은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정상에서 마주하게 되는 건 타인의 흔적과 타인의 기준일 뿐, 진짜 ‘나의 위대함’은 아닐 수 있다.

진짜 위대함이란, 아무도 가지 않은 길 위에 나만의 자취를 남기는 일이다. 돌부리는 나를 넘어지게 할 것이고, 바위틈에 손을 베이기도 하며 구멍을 뚫고 나가기도 해야 할 것이다.

세상의 환호도, 지름길도 없는 그 길 위에서 고요하게 자신만의 방향을 정하고, 그래도 가야만 하는 이유를 묻는 것. 그렇게 하나씩 가지를 쳐내며, 이루 말할 수 없는 두려움과 외로움을 통과해 스스로의 루트를 만들어 정상에 도착했을 때.

그때야말로, 비로소 '위대함', ‘탁월함’이라는 이름이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