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라카미 하루키를 생각하며
리더는 처음부터 앞서 걷는 사람이 아니다. 그저 자기 삶을 성실히 살아낸 사람이다.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눈을 뜨고, 책 한 장을 넘기고, 혼잣말처럼 한 줄의 글을 써 내려가는 사람. 주변의 박수가 없어도 하루의 가치를 자신에게 선물하는 사람이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잊지 않기 위해 꾸준히 살아내는 사람. 그 사람의 삶은 조용한 울림이 되어, 어느새 누군가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먼저 목적지에 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누구보다 먼저 ‘길을 만든 사람’이 리더다. 나 혼자만 도착하는 사람이 아니라 마지막까지 남아서 누군가를 건네주는 사람이 리더다. 무엇보다 리더는 자신이 지나온 길을 감추지 않는다. 넘어졌던 자리, 다시 일어섰던 흔적, 망설였던 발자국까지도 그대로 남겨둔다. 누군가가 그 길을 따라올 수 있도록 배려하며, 길 위에 작은 등불 하나쯤은 켜두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 길은 외롭지 않고, 다시 누군가의 길이 되어준다. 타인에 대한 애정이 넘치며, 무너지지 않도록 기도하며 애쓴 시간을 남겨두는 사람이 리더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랬다. 그는 새벽 4시에 기상하고 내리 6시간을 글을 쓴다. 글쓰기가 끝나면 그저 매일 한 시간씩 달렸다. 그저 자신에게 약속한 대로 쓰고 달릴 뿐이다. 달리고 글쓰기만을 매일 반복했다. 무감정적인 행위의 반복. 기계처럼 움직이는 뇌와 다리. 그를 보고 ‘나도 할 수 있을까?’라고 누군가를 꿈꾸게 만들었기에 하루키는 리더인 것이다. 그 누군가가 바로 나였다.
그리고 중요한 건, 그가 그렇게 반복한 행위가 단지 자신의 성취로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는 자신이 만든 세계와 문장을 통해 방황하는 이들에게 삶의 방향을 일러 주었고, 자신을 따라오는 이들에게 기꺼이 손을 내밀 줄 아는 사람이었다. 강한 자의 편에 서는 것을 불편해했고, 약자의 편에 서서 그들을 외면하지 않았기에 하루키는 단지 위대한 작가를 넘어, 내게는 진정한 리더로 기억되는 것이다.
리더는 그렇게 태어난다. 엄격하고 단호한 실천안에서. 당신이 지금 하고있는 일이 있다면 그것이 글쓰기든, 독서든, 운동이든 한 번도 멈추지 말고 계속해보자. 내가 나에게 부끄럽지 않은 하루를 사는 일. 내가 계획한 하루를 사는 일, 그것의 지난한 반복만이 진짜 리더의 길을 넓힌다. 누군가가 당신을 보고 당신을 따라 하기 시작하는 순간, 그건 당신이 ‘따라하고 싶은 삶’을 살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증거로서의 삶을 사는 사람이 준비된 리더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