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태엽 Dec 03. 2024

아픈 몸 수선하기 035

12월 3일

한의원에 다녀왔다. 안타깝게도 한약은 한 달 더 복용하게 됐다. 어젯밤에 팔이 너무 아파서 끙끙 앓았을 때부터 이 상황을 예상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친구에게 말했는데 그래도 한약을 더 먹느냐 먹지 않느냐 논의하기까지 올 정도로 건강이 회복됐다는 뜻이니 힘내라는 위로를 받았다. 너무 맞는 말인데… 그래도 착잡함은 감추기 어려웠다.

닿을 듯 닿지 않는 어떤 경계가 있는 것 같다. 그게 불확실하고, 그 경계의 정체도 잘 몰라서 여러모로 혼란스럽다. 지금보다 더 나아졌으면, 이 마음이 기준인데 고통의 척도를 환산할 방법이 없으니 매일매일 나아지더라도 매일매일 조금 더, 조금 더, 원하게 되어서 보상도 없고 목표지점에 도달할 수도 없나 보다.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을 텐데, 잘 모르겠다. 별개로 어떻게든 힘이 될 말을 고르는 친구가 고마웠다.


잠을 여전히 못 자고 있다. 뭔가 머릿속의 수면을 제어하는 부분이건 항상성을 유지하는 부분이건 뭐든 하나가 망가진 느낌이다. 내내 멍하고 일지를 쓰면서도 다음 문장을 생각하기가 어렵다.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걸까.

뭔가 하려면 낮에 밖에 나가야 하는데 보통 리듬이 깨지면 일어났을 때 밤이거나, 낮에 밖에 나가도 제대로 작업할 수 없을 정도로 정신이 반쯤 꺼져있는 상태다. 낮은 그렇게 흘려보낸 뒤 밤은 꼴딱 새우니 침대에 뻗어있게만 된다. 자려고 시도 안 할 수도 없어서 침대에 붙어있긴 하는데… 총체적 난국이다.


낮에는 괜찮다가도 밤만 되면 팔이 아프다. 겉으로 보기엔 몇 주 전보다 괜찮은데, 조금만 긁어도 지진 것 같다. 한의원에서 약침을 맞을 때도 예전보다 배로 아픈 걸 보면 피부가 전체적으로 과민해진 것 같다. 늘 곤두서있으니 어디에 있어도 피곤하다…. 쉴 곳이 없구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