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생긴 일

by 맥문동

이른 출근길이었다.

토요일이라서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집에서 나온 지 얼마 안 되어 마을 버스정류장을 좀 못 가서 먹거리 상가건물 주변에 119구급차가 보였다.


어르신이 많이 사는 동네라 추석 연휴에 병원 진료가 어려워 긴급한 사고가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걸어가니 맞은편에 경찰차와 경찰관 두 명이 보였다.


이상하다 싶어서 다시 구급차를 살펴보았다. 응급 구조원이 푸른색 얇은 가운을 벗더니 상가 앞에 나와 있는 나무로 된 널찍한 마루 위로 길게 덮는 것 같았다.


언뜻 보니, 푸른 가운 아래로 두툼하고 거친 남성의 손까지는 덮을 수는 없었는지 불길한 생각에 고개를 돌려버렸다. 지나가는 길은 마루에서 20~30미터쯤 떨어졌을까? 탁 트인 공간에서도 술냄새가 진동했다.


처음 보는 광경이라 출근길이 무거워졌다.

힘이 빠진 것 같아 혼란스럽기도 했다.

일면식도 없는 죽은 사람의 손에서 순간 화가 났다.

어떤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

이젠 나이가 들어가니까 감정선이 서서히 무너지나 보다.

앞만 보고 사무실까지 걸었다.

파란 신호등에서 건너고, 빨간 신호등은 잠시 기다렸다.


청명한 가을에 잠든 것처럼 가셨더라면... 편히 쉬시길


2021.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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