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파가 비싸던 날

2020. 3. 7 그냥 살아가는 거야

by 맥문동

야채가 많고 값이 싸다고 소문난 우리 동네 마트!

대파 한 단 값이 5,480원으로 다른 곳보다 그나마 매우 저렴하다.


퇴근하면서 장을 보다가 대파는 매번 포기했다.

꼭 필요한 부재료지만 나는 전업주부가 아니어서 매번 찬을 만들거나 대파 활용이 빈번하지 않기 때문에 좀 더 기다릴 생각이다.


내가 대파를 주로 많이 사용하는 요리는 겨울철과 봄철까지 즐겨 먹는 뜨끈한 굴국과 사계절 내내 즐기는 황탯국 그리고 계란말이 할 때 정도다. 이들 요리만큼은 필수 재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파 향은 음식에서 맨 마지막을 장식하는 고명으로 뜨거운 국물요리와 어우러져서 콧속까지 파향이 은근하게 올라오고, 국물 맛 또한 그 깊이를 더해준다. 이처럼 대파가 들어가고 안 들어 가고의 차이는 특정한 음식 중 맛의 완성도를 달리 하기까지 한다.


또한 대파의 쓰임새는 국 요리와는 다르게 기름을 사용한 음식에도 무척 유용하다. 내 경우에는 계란말이를 할 때, 대파를 최대한 잘게 썰어 넣어 계란의 비린 냄새를 잡아주고 다른 야채가 범접할 수 없는 고유한 풍미와 함께 식감까지 더해준다.


점점 가족 구성원의 수가 줄어들고 있다. 1인 가구라는 말이 이제는 흔하게 사용되는 시대다. 집밥 문화도 많이 바뀌었다. 젊은 층은 요리할 시간도 아껴가며 사는 세상이 되었다.


마트에 대파 물량이 없어서 떨어지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만큼 사람들이 많이 찾고 즐겨먹는 부재료이기 때문이다. 이번 대파값 폭등으로 사람들은 많이들 놀랬을 것이다.

늘 있던 자리에 있어서 항상 그 가격이었던 대파였 때문이다. 가격이 올라봤자 얼마나 오르겠나 싶었을 것이다.


직장인인 나는 대파 진열대 앞에서 몇 번이고 사성이다가 돌아갔다. 알뜰살뜰 살림하는 주부도 이번에 폭등한 대파 가격에 대파 한 다발을 냉큼 집어 들기는 어러웠을 것이다.


돌아서면서 드는 생각이, 사람도 대파와 같은 사람이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계절 내내 마트나 시장 진열대에 빠지지 않고 묵묵히 지켰던 대파는 고기류와 과일류처럼 인기가 많거나 한철이라 반짝하는 계절상품도 공산품처럼 장기관 보관이 가능한 상품도 아니다.


어떤 경우든, 있는 듯 없는 듯 흔해도 항상 그 자리에 있다 보면 요즘처럼 뉴스에서 마구마구 떠드는 시장바구니 물가의 주인공인 대파(금파)처럼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2020.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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