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년

by 맥문동

직장생활, 10년쯤 남았다.

내년이면 30년 차다.

철없던 나이에 입사해서 벌써 중년이 되었다.


첫 월급명세서를 받던 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종이 한 장 덕분에 서서히 자립할 수 있었고, 납작했던 내 삶을 처음으로 부풀어 오르는 작은 풍선처럼 입체적으로 뛰워 주었던 뿌듯한 날이었다.


삶이 그러하듯, 늘 좋은 일만은 있을 수 없기에

한참을 지나고 나면 깨달음이 뒤통수치듯 차곡차곡

나이와 함께 쌓였다. 오십이라니...


직장이라는 나의 울타리는 마치 한마을에 오래 살아온 나이 든 원주민의 생활양식과 같다. 10년 후에 세상 밖으로 나갈 때는, 소속감으로 무장된 보호막이 걷히게 되는 순간을 맞이해야 다.


다행히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고, 좋은 책들이 많아서 무료하지 않게 바쁘게 지냈으면 좋겠다.


낯선 곳에 새로 발령을 받고, 새로운 업무와 역할이 이제는 조금씩 편해졌다. 배구단 같은 우리 팀과 벌써 6개월 차에 접어든다.


돌이켜보면 나는 운이 좋았다


앞으로,

열정으로 10년을 살던지

준비하며 10년을 살던지

소박한 바람이다.


2021.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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