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끈

by 맥문동

3일 연휴라서 맘먹고 드디어 끊어진 가방끈을 수선하기로 했다. 5년 전에 산 낡은 가방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봄부터 겨울까지 외출할 때면 오른쪽 어깨에 메기도 하고 손에 쥐어 왔던 검은색 가죽 가방이다.


몇 주부터 끈 하나가 떨어져서 임시로 빵 봉지 철사 끈 (트위스트 타이)으로 가방 본체 연결고리와 묶어서 얼마간 그럭저럭 가지고 다녔다가 결국에는 꼬아 놨던 철사 끈이 힘없이 스르르 풀려서 가방끈과 가방이 분리되고 말았다.


출퇴근 길에 임시조치한 가방을 들고 다니면서 새 가방을 사야 할지를 고민했었고, 그간 정이 많이 들어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난감한 상황까지 왔던 것이다. 남들은 이 작은 사건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되겠지만, 나에게는 내 어깨와 내손에 딱 붙어서 변함없이 나를 위해 오랫동안 애써준 가방이 고마웠다.


다행히 오늘 철사 끈이 가방과 완전히 떨어지는 바람에 바로 구두굽을 수선하는 컨테이너 점포로 들어가서 단돈 2,000원에 튼튼하게 수선했다. 앞으로 5년은 끄떡없겠다.


가방 하나쯤은 명품이 아니어도 살만하다.

살아있는 생물은 아니지만, 잘 사용하는 것.

의리 같은 거다.



2020. 10. 9 소소한 일에도 행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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