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이야기
2024년 6월이 개업 3주년이었습니다. 1주년, 2주년에도 백설기를 해서 옆집에도 돌리고 손님들에게도 나눠주었습니다. ㅇㅇ국수에게 생일 축하를 해주는 것입니다. 그것은 자신을 향한 격려이기도 합니다. 가장 맛있게 한다는 떡집에 떡을 주문해 놓아 새벽에 만든 떡은 아침 일찍 가게에 도착해 있을 것입니다. 집에서 가게까지 걸어서 10분, 자전거로 2분 정도 걸리는 직주 근접입니다.
건물 관리소 직원 3분에게 떡과 음료수를 갖다 드립니다. “그동안 열심히 했으면 지금 이거 두 배일 텐데.” 소장님은 덕담을 아끼지 않으십니다. 늘 기분 좋은 말만 해주십니다. 옆집인 ㅇ 죽, 약국, 푸ㅇㅇ 에도 떡을 돌립니다. “벌써 3년 됐어요?” 한결같이 짐짓 놀라 주십니다. 손님들에게도 메뉴와 같이 3주년 기념 떡을 드립니다. 다들 축해해 주십니다.
너무 열심히 했으면 병났을 텐데 대강 해서 3년이나 했나, 그동안의 시간은 버틴 게 아니라 즐긴 거였습니다.
“2023년 소매업과 음식점 5곳 중 1곳은 가게 문을 닫았다. 소매업은 최근 10년 중 폐업률이 가장 높았고, 음식업도 코로나 19 대유행 때보다 폐업률이 높았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영세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 음식업은 2022년 79만 개 중 지난해(2023년) 15만 개가 문을 닫아 폐업률이 19.4%였다. 201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코로나 19 대유행 기간보다 더 높다.” (2024년 9월 13일 경향신문 22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으로 모든 재룟값이 오르고, 오르고 또 올랐습니다. 원가를 못 맞춰 없어진 메뉴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코다리’ 비빔국수가 없어졌습니다. We are the world, 세계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것입니다.
점주 입장에서 3년 넘어까지 할 수 있었던 건
1. 1인 운영이 가능한 시스템입니다. 그렇다고 무인도 아니고, 아침마다 멸치 육수를 끓이고 따뜻한 정서의 국수를 먹을 수 있는데도 말이죠.
2. 영업시간 조절을 할 수 있어서 다른 좋아하는 일도 할 수 있었다.
3. 자영업의 고정된 체제에 굴하지 않고 임시 휴업이 필요할 땐 그저 문을 닫았기에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가 없었다.
그래서 여전히 국수를 삶는 일도 재밌고, 손님들이 음식을 맛있게 먹으면 기분이 좋습니다.
♣ 음식업 Tip
1. 맛: 제일 중요하다. 한결같이 맛있고, 신선한 정성스러운 플레이팅이어야 한다.
2. 1인석(카운터석)의 존재: 혼밥 하는 사람들이 들러 편안하게 먹고 갈 수 있다.
3. 별식(別食): 손수 만들려면 조금 번거롭고, 맛 내기가 조금 까다롭고 그렇지만 대중적이고 정서적인 음식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