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보다 나은 자식은 없다.
"저번에 맥도널드를 갔는데, 키오스크에서 주문을 못해서 그냥 나왔어"
엄마가 점심에 맥도널드에서 간식거리를 사러 갔는데 키오스크 주문이 너무 어려워서 결국 혼자 주문을 못하고 그냥 매장을 나왔다고 한다. 맥도널드 키오스크의 UI가 정말 불편한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엄마는 심각한 기계치이다. 아직도 컴퓨터로 혼자 메일도 잘 보내시기 어려워하신다. 컴퓨터를 배우기 위해서 몇 달 동안 학원을 다니셨지만, 여전히 엄마에겐 컴퓨터란 너무나도 먼 친구인 것 같다. 늘 배우는 것을 좋아하시는 엄마는 나에게 컴퓨터를 가르쳐달라고 하지만, 여러 번 가르쳐 드려도 늘 헷갈려하는 엄마를 보고 가르치는 것을 포기했다.
엄마가 나이가 먹어가는 모습이 자꾸 눈에 밣힌다. 스마트 TV를 켜려면 셋톱과 TV를 모두 켜야 하는데, 두 개를 모두 켜야 하는 법을 몰라서 나에게 TV를 대신 좀 켜달라는 엄마. 스마트 폰 앱 비밀번호를 자꾸 까먹어서 매번 나에게 패스워드를 찾아달라고 하는 엄마. 점점 기억력이 떨어져서 했던 말을 몇 번씩 반복하는 엄마. 무엇이든 나에게 좀 도와달라는 엄마.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참으로 무서운 것 같다. 어렸을 때의 나의 엄마는 무엇이든 해결해 줄 수 있고, 무엇이든 알고, 무엇이든 참아주는 사람이었다. 현재의 엄마는 세상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 예전만큼 참을성이 떨어지고 까탈스러운 사람으로만 느껴진다. 아들로서 이러한 엄마가 불편한 것은 사실이다. 늘 매번 좋은 마음으로 도와드리기가 어렵다. 내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일을 엄마가 못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짜증이 날 때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엄마가 늙어간다는 사실 그 자체가 나는 너무나도 싫다.
사람의 마음은 참 간사한 것 같다. 이제는 내가 엄마가 필요 없어질 나이가 되고 나니 엄마가 힘들게 느껴진다. 내가 어렸을 때 엄마의 마음은 어땠을까. 한평생 한 아이의 어머니로써 책임감으로써 인내심과 열심을 가지고 세상을 헤쳐오지 않았을까? 이제는 어머니도 내가 다 컸다는 것을 알기에 마음을 한시름 놓으신 것 같다. 그렇기에 더 나에게 의지하고 더 어리광 부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걸 수도 있는 것 같다.
늘 기도한다. 내가 더 나의 부모님을 더 사랑할 수 있도록. 나에게 부모님의 은혜를 더 이해할 수 있는 바다와 같은 마음을 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