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밍 수업
3층 높이의 암벽을 오르는 아이
도전을 응원하는 어미
도전을 이끌어주시는 강사님
경쟁심을 자극하는 모둠 참가자들
그들의 모든 시선은
아이에게 해내고 싶은 욕구를 강하게 자극한다.
다음 홀드를 재빨리 결정하지 못하면
힘겹게 버티고 있는 손끝의 힘은
금세 풀리게 되지만,
다음 홀드를 잡기만 한다면
두 발로 설 수 있는 잠깐의 여유가 생긴다.
다리와 팔의 근육이 풀려
포기 밖에 없을 것 같은 그런 순간
아이는 올라왔던 홀드 1~2개를 다시 내려가
숨을 고르는 침착함을 보인다.
경련이 일어난 팔다리의 근육을 진정시키고
길지 않은 찰나의 순간에 어떤 홀드를 잡아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 한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자신의 임계치에 다다랐지만
한발 물러나면 물러났지,
아이는 포기할 마음은 없어 보인다.
포기할 마음이 없는 아이,
그런 아이는 과연 어떻게 길러내는 걸까?
자신의 체력과 정신력을 모두 소진하고
리드줄에 매달려 내려오는 아이의 눈빛은
초롱초롱하다.
고지를 눈앞에 두고
다음 홀드를 결국 못 잡고 떨어졌지만
기회가 한 번만 더 있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은
아쉬움을 얻어 갖고 온다.
자신의 임계치의 문턱을 수없이 밟아 본 아이는
그 고통스러웠던 과정보다
닿을 뻔했던 그 행복의 순간을 잊지 못한다.
그래서 될때까지 그만둘 마음이 없다.
막연하지 않은 목표치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
이 두 가지만으로도
아이는 기꺼이 다음 도전에 뛰어 든다.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은
그저 성공의 확률을 높일 뿐이다.
확실히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아이는 그것을 배운다.
도전과 시도만이 성공을 위한
유일하고 확실한 방법임을.
그것을 알게 하고 싶었고,
불확실성이 난무하는 이세상에
시도와 도전의 가치가
무엇을 만들어 내는지를 스스로 느끼길 원한다.
스스로 뛰어든 도전과
혼자의 힘으로 일궈내는 순간들을
아이는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과정을 사랑할 수만 있다면
그 끝은 천국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클라이밍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내 아이에게
매주 천국이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