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HISPLAN

주(GOD)와 나의 연결 고리

이건 우리 안의 소리

by Mount Zion

주일 11시 대예배를 마치면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교회 영아부실에 모여 자녀들과 함께 점심밥을 먹는다. 교회 밥은 대부분 어른들이 드시기 때문에 조금씩 간이 세거나 가끔 어린아이들이 먹지 못하는 음식들도 있다. 그래서 영아부 총무 선생님께서는 만능열쇠인 '김'을 준비하신다. 김 봉지를 들고 다니며 "김 더 필요하신 분~"이라고 외치는 총무 선생님은 평소보다 몇 배는 더 멋져 보인다.

우리 부부도 7세 아들과 이곳에서 함께 밥을 먹는다. 열댓 명 이상의 아이들이 함께 밥을 먹는 영아부실은 아이들이 '가만히 앉아서 밥 먹기'가 제일 어려운 곳이다. 사실 그들 눈에는 '밥상이 잘 차려진 놀이터'로 보일 수도 있다.



"앉아서 먹어! 누가 밥 먹다가 돌아다녀?"

"어! 장난감은 밥 다 먹고 만져야지!"

"이리 와. 이리 오라고 했다!"

"저기 형아 봐! 얼마나 잘 먹어?"

"뱉지 ㅁ...!!!! "



곳곳에서 부모들이 느낌표를 쏟아낸다.

오늘도 제때 다 먹지 않으면 1층에 있는 '놀이방'에 보내주지 않을 것이라는 엄포를 놓고서야 겨우 다 먹였다.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나면 엄마 아빠들은 무슨 맛으로 먹었는지 기억도 잘 안 나는데 배는 조금 부른 상태로 - 별로 기분이 좋지 않다는 말이다 - 식사를 마친다.

놀이방에서 실컷 놀아 머리가 땀으로 흠뻑 젖은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못내 아쉬운 마음으로 아내에게 슬쩍 떠 보았다.



"여보, 우리 맛있는 거 사서 집에 갈까?"

"맞지? 사실 나도 그러고 싶었어. 뭐 먹지?"

"음, 오랜만에 똥집 골목에서 반반 포장 어때?"

"어? 나도 그 생각했는데 대박! 통했네!"


(참고로 우리 교회는 대구 대표 먹거리인 신암동 똥집골목에서 차로 2분 거리에 있다. 위치선정 대박)


아내와 내가 가끔 텔레파시 통하듯 연결되는 것은 아마 오래 함께 지내면서 - 연애 7년, 결혼 생활 9년 합이 16년이라니 와 - 서로를 잘 알기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비단 가까운 '사람'끼리의 관계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교회에서 섬기고 있는 우리 목장은 모두 네 가정이 함께 한다. 어른 8명에 아이 8명 총 16명이 하나의 공동체로 지낸다. 어쩌면 멀리 있는 가족이나 친척보다 훨씬 더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2017년부터 함께 지냈으니 벌써 9년째인데, 적어도 나에게는 힘든 일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기도를 부탁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목원들 모두 나와 같은 생각이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처음에는 신혼부부 목장으로 시작했지만 어느새 아이들 8명 중 맏이가 벌써 초등 2학년이다. 세월 참.

가끔 목장을 두고 기도를 할 때면, 희한하게도 하나님께서 내게 부어주시는 마음이 있었다. 그건 바로 우리 목원들이 함께 모여 예배 시간에 '특송'을 하는 것이었다. 누가 내게 시킨 것도 아니고, 다른 목장이 특송을 하는 모습을 보고 든 생각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기도 중 떠오르는 그 모습을 상상하고 있으면 마음 가득 감동이 밀려왔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같은 무대에 서서 같은 가사로 찬양을 부르는 모습을 떠올릴 때면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한 번은 용기를 내어 목장 단톡방에 특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2025.1월), 그때부터 찬양을 듣다가 특송으로 부르기 좋은 곡이 있으면 조심스레 언급하기도 했다. 그리고 막연히 그날을 꿈꾸며 기도하고 있었다.


그런데 교회 새 생명 축제를 한 달 남짓 남겨 둔 어느 주일 저녁(2025.4월), 축제 담당 전도사님께 전화가 걸려 왔다.



"집사님 안녕하세요. 주일 저녁 잘 보내고 계신가요?"

"네 전도사님 안녕하세요."

"부탁을 좀 드리려고 해요. 우리 새 생명 축제 5월 25일인 거 아시죠?

그때 집사님 목장이 특송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서요."



'특송'이라는 단어를 듣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흔쾌히 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전화를 끊었다. 빨리 목원들에게 이 놀라운 사실을 전하고 싶었다. 내 기도가 하늘에 전해진 것일까, 아니면 하나님의 은혜가 나에게 부어져 그런 마음이 들도록 만드신 것일까. 전자든 후자든 그게 중요한 건 아니었다. 분명한 점은, 하나님께서는 나와(우리와) 소통하고 계시다는 사실이었다.


이토록 선명하게 드러나는 그분의 계획과 섬세한 손길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
주 사랑 안에 우리 거할 때
주님 나를 사랑하신 것 같이
우리도 서로 사랑할 수 있네
우리는 주의 몸된 교회
모든 지체가 하나 될 때
예수님의 마음을 닮아가며
고통과 즐거움 함께 나누네

[특송 영상 : '함께 지어져가네' ] - 팀룩워십 (클릭=유튜브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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