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드디어 자리를 찾았다고 생각했다
2018년은 참 의미가 깊은 해였다.
같이 일을 하고 있던 윤준이와 의기투합해 분점을 내보기로 했다.
어느 지역이 좋을지 고민하던 끝에 노원구 하계동 쪽을 알아보기로 하고, 틈틈이 돌아다니며 매물을 보러 다녔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곳을 쉽게 찾지 못해 고민하던 차에, 부동산에서 전화가 왔다.
“하계역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아파트 상가에 매물이 하나 나왔는데, 한번 보시겠어요?”
나는 레슨 중이어서, 마침 시간이 되던 윤준이에게 먼저 가서 보고 오라고 했다.
잠시 뒤 전화가 왔다.
“선생님, 보고 왔는데 괜찮은 것 같아요. 월세도 괜찮고, 위치도 좋아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들떴다.
다음 날 바로 하계동으로 향했다.
가는 내내 심장이 쿵쾅거렸고, 묘하게 설레는 기분이 들었다.
도착해서 직접 보니, 위치도 좋았고 무엇보다 ‘여기다’라는 느낌이 강하게 왔다.
그날 바로 계약금을 넣고, 인테리어 공사 일정까지 잡았다.
하계동 쪽 운영은 윤준이에게 맡기기로 해서 한결 마음이 놓였다.
그런데, 딱 하나 생각하지 못한 문제가 있었다.
학원을 분점으로 내기 위해서는 교육청 신고가 필요한데, 내 이름으로는 두 개를 동시에 낼 수 없었던 것이다.
공사까지 끝난 상황에서 알게 된 사실이라 정말 난감했다.
결국 임시로 레슨을 먼저 시작하고, 나중에 윤준이에게 넘기는 방식으로 버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생각만큼 레슨생이 모이지 않았다.
열심히 홍보도 했지만 문의 전화는 거의 오지 않았다.
윤준이는 반포 학원에서 앙상블 수업도 맡고 있었기에, 반포와 하계를 오가며 힘겹게 레슨을 했다.
그 모습을 보며 미안한 마음이 컸지만, 이미 벌인 일이었기에 멈출 수도 없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분점을 하지 말걸…’
후회가 밀려왔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의 나는 욕심이 너무 컸다.
그렇게 1년 가까이 버틴 끝에, 결국 하계 학원을 윤준이에게 넘기고 나는 다시 반포 학원에 집중하기로 했다.
실패에 가까운 도전이었지만, 인생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뼈저리게 배우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해, 사마르 앙상블 창단 연주회를 수원 수인아트홀에서 열게 되었다.
아쉽게도 H배우님은 스케줄상 함께하지 못했고, 대신 아마추어 연주자 한 분이 합류해 무대를 꾸리게 되었다.
2018년 5월,
우리는 매주 모여 두 시간씩 연습했다.
레퍼토리는 ‘차르다시’, ‘Choo Choo’, ‘리베르탱고’ 등 관객들이 친숙하게 느낄 곡들로 구성했다.
연주회 당일, 생각보다 많은 관객이 찾아와 주었고 우리는 적잖이 긴장했다.
하지만 다행히 연주는 성공적으로 끝났고, 연습 때보다 훨씬 더 잘 맞았다.
무대를 내려오며 모두가 웃고 있었다.
그해 정기연주회와 송년연주회 역시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고, 오랜만에 마음 깊은 곳에서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때는 몰랐다.
2019년이 내 인생에서 가장 뜨거운 해가 될 거라는 것을.
그리고 그 좋은 시간이 그렇게 짧게 끝나게 될 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