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을 미루고 앉아 있던 시간
그때, 당시
다시 레슨을 시작했던 성인분들 중에서도
확진 소식이 하나둘 들려오기 시작했다.
“선생님, 제가 코로나에 걸린 것 같아요.”
그 말은 곧
“당분간은 쉬어야 할 것 같아요.”로 이어졌고,
그 ‘당분간’은 대부분
끝을 알 수 없는 이별이 되었다.
2021년 7월,
나는 결국 폐업신고서를 작성했다.
아직 관리사무소에 제출하지는 않았지만,
서류를 책상 위에 올려두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그날,
학원을 닫기 전에
나는 네이버 밴드 ‘문클라리넷 성인반’에
글 하나를 남겼다.
문장을 몇 번이나 고쳐 쓰고,
지웠다 다시 쓰기를 반복하다
결국 이렇게 적었다.
“안녕하세요.
날씨가 더운데 건강 조심하시고요^^
다름이 아니라
제가 이번 달이나 다음 달까지만 하고
학원을 정리할까 합니다.
계속 버텨보려고 했는데
정부 지침이 계속 막아버리는 상황이라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에요.
아쉬움이 크고
너무나 죄송스럽지만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계속 유지하기는 조금 힘든 부분이어서요.
그동안 많이 응원해 주시고
아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을 올리고
휴대폰을 내려놓은 채
한참을 가만히 앉아 있었다.
잠시 후,
댓글 알림이 하나둘 뜨기 시작했다.
“충격적이네요. 묘안을 찾을 수 있었으면!”
“도대체 모이질 못하게 하니, 나원참…”
“아… 마음이 아프네요.”
“엉엉엉…”
짧은 문장들이었지만
그 안에는
위로와 분노, 안타까움과 애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 댓글들을 읽으며
나는 처음으로
‘내가 잘못해서 여기까지 온 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그날 밤,
폐업신고서는
책상 위에 그대로 놓여 있었다.
폐업을 알리는 글을 올리고 나면
당연히 이런 반응이 올 거라 생각했다.
“환불은 어떻게 되나요?”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짧고 정리된 인사들.
그런데 반응은 전혀 달랐다.
“여기가 제 쉼터였어요.”
“선생님, 여기가 있어서 버텼어요.”
“없어진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파요.”
누구 하나 계산부터 하지 않았다.
학원이 아니라
‘사람이 머물던 자리’로 기억해 주는 말들이었다.
그 순간,
문을 닫으려고 마음먹었던 내 생각이
조용히 부끄러워졌다.
‘아…
나는 그냥 레슨을 한 게 아니었구나.’
그때 처음으로 알았다.
이 공간이
누군가에게는 음악보다 먼저 숨을 고르는 곳이었다는 걸.
그래서 그날,
나는 혼자 속으로 다짐했다.
이 악물고 버티자.
적어도
이분들이 기대고 있는 이 자리만큼은
내 손으로 쉽게 놓지 말자고.
그 다짐 이후,
처음으로 ‘온라인 레슨’을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도망치듯 떠나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이어가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