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_우간다에서
사실 내가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연민’이라는 감정을 버리고 싶어서였다.
지난 시간, 내가 감당하기엔 너무 외로웠던 날들이 남긴 상처들.
그 상처에 엄살만 부리며 제대로 돌보지 않고 방치해 둔 탓에, 더 깊이 곪아버린 마음을 드러내고 치유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 상처들이 결국 딱지가 되어 내 마음을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어서였다.
요즘 첫째 아이는 ‘현재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자주 혼이 난다.
타고난 경쟁심이 높은 탓에 쉽게 열등감을 느끼고, 그 감정은 곧 불평으로 이어진다.
그리곤 고스란히 내 안의 연민을 자극한다.
아이가 힘들다고 말할 때,
소외되는 것 같다고, 무언가 부족하다고 말할 때
왜인지 모르게 내 상처가 다시 커졌다.
혹시 이 아이도 나처럼 자기 연민에 빠지는 건 아닐까.
그저 매일의 시간 속에서 만족하고 행복하길 바랄 뿐인데, 그러지 못할까 봐 조바심이 나
괜히 아이의 감정을 탓하곤 했다.
오늘 저녁, 잠들기 전 아이와 서로의 고민을 하나씩 나누었다.
아이는 친구들과 ‘진짜 친구’가 되고 싶다고 했다.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짐작이 가서 마음이 아팠지만,
나는 먼저 아이의 마음에 공감해 주었다.
다른 아이들도 같은 고민을 할 거라고,
그럴 땐 이렇게 해보면 좋겠다고 조심스레 이야기해주었다. 나의 경험도 들려주고, 함께 기도도 했다.
아이를 재우고 나온 뒤,
학교에 장난감이나 간식을 가져가면 안 된다기에
색종이로 친구들에게 나눠 줄 하트 반지를 접어 두었다.
반지를 접으며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너만은 연민의 늪에 빠지지 않기를.
너의 문제를 내 문제처럼 끌어안고 더 깊이 가라앉지 않기를.
으레 겪는 일에 괜한 특별함을 부여하지 말자고.
종이를 접듯,
내 감정도 꼭꼭 접어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