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를 가르는 선, 다시 연결될 수 있을까

경기남부 광역철도와 GTX, 기다림의 시간 속에서

by leederi

아침마다 창밖으로 보이는 도로는 늘 붉은빛으로 물든다.
수원에서 강남으로 향하는 버스, 용인에서 서울로 오르는 차량의 행렬.
언제부터일까, 이 길이 ‘출근길’이라기보다 ‘전투’처럼 느껴지기 시작한 건.

도시의 남쪽 끝, 아직은 철도가 닿지 않는 사람들의 하루가 있다.
그들에게 **‘경기남부 광역철도노선’**은 단순한 선로 하나가 아니다.
출근길의 피로를 덜고, 아이와의 시간을 조금 더 갖게 해줄지도 모르는, ‘시간을 되찾는 약속’ 같은 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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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작은 늘 기대였다

2023년 초. “3호선이 수원까지 연장될지도 모른다”는 소식에 사람들은 잠시 들떴다.
하지만 곧 수서 차량기지 문제, 천문학적 사업비라는 벽 앞에 그 기대는 조용히 식어갔다.

대신 ‘병점~잠실선’, ‘신강남선’이라는 새 이름들이 등장했다.
희망은 여전히 남아 있었지만, 어딘가 먼 미래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우리 애가 중학생쯤 되면 탈 수 있으려나.”
커뮤니티의 짧은 댓글 하나가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2. 논란의 지도, 그리고 불신

2025년 1월. 어느 날 갑자기 **‘경기남부광역철도노선도’**가 유출됐다.
지도엔 선이 두 개 있었다.
하나는 수원시청을 지나 광교로 이어지는 원안, 또 하나는 용인 흥덕과 삼성전자를 관통하는 대체안이었다.

사람들은 분노했고, 도시들은 다시 각자의 목소리를 냈다.


누군가는 그것을 **“지역 이기주의의 민낯”**이라 불렀고, 누군가는 “정당한 경제 논리”라고 항변했다.

논쟁의 중심에는 ‘이익’이 있었지만, 그 이면에는 도시의 존재감에 대한 불안이 있었다.
“우리가 빠지면, 영원히 변두리로 남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말이다.


3. 타당성이라는 이름의 냉정한 숫자

5월, 새로운 뉴스가 흘러나왔다.
B/C, 즉 비용 대비 편익이 1.2로 나왔다는 소식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믿지 않았다.
“그건 희망 회로일 뿐이야.”
“실제 KDI 기준이면 0.8도 안 나올걸.”

그리고 또 하나, 화성시의 교통분담금 미납 문제가 불거졌다.
‘누가 얼마를 낼 것인가’의 싸움이, 결국 ‘누가 함께할 것인가’의 신뢰를 흔들었다.


4. GTX, 꿈과 현실 사이

GTX-A가 개통되면 세상이 달라질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달랐다.
성남역은 버스 정류장조차 부족했고, 구성역은 환승 동선이 너무 길었다.

“GTX가 생겨도 결국 차 타고 가야 해.”
그 말엔 씁쓸한 체념이 섞여 있었다.
서울까지는 빠르지만, 역까지 가는 길은 여전히 멀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희망을 품었다.
언젠가 성남1호선이, 동백신봉선이 그 빈 공간을 채워줄 거라 믿으며.


5. 그리고, 다시 달리기 시작한 이야기

최근 들어 공기가 조금 달라졌다.
“민자사업으로 추진된다더라.”
“예타 말고 민자적격성조사만 통과하면 된다네.”
사람들은 다시 한 번 기대를 품는다.

이번에는 ‘가능성’이 아니라 ‘의지’의 문제처럼 느껴진다.
지자체와 국회의원, 시민단체까지 나서서 “이건 꼭 해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완공까지는 10년이 걸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다림에도 방향이 생겼다는 건, 그 자체로 희망의 징후다.


6. 도시와 사람 사이의 거리

광교와 병점, 용인과 화성, 성남과 서울.
이 도시들을 잇는 것은 단지 선로가 아니라 사람의 연결이다.
한 노선의 방향이 바뀔 때마다, 그 선 위에서 살아가는 누군가의 인생이 바뀐다.

우리가 바라는 건 거창한 개발 계획이 아니다.
단지, 조금 더 가까워지는 하루일 뿐이다.


� 끝으로

어쩌면 광역철도란, ‘도시의 심장박동을 한 줄의 선으로 옮겨놓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이번엔 진짜 될 수도 있다.”

그렇게 사람들은 또다시 희망을 믿는다.


✏️ 참고: 경기남부 광역철도 및 GTX 연계 사업 주요 쟁점 분석 → 이대리 블로그 보기


도시의 숨결을 따라, 철도의 꿈을 다시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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