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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근수근 Feb 21. 2023

국립청주박물관을 다녀와서

박물관이 매력있는 도시에 살고싶다

첫 번째 소담(小談)

     

 청주박물관은 국립박물관다운 규모를 갖추고 그에 맞는 적절한 인력이 배치되어 있는 것으로 보였다. 전시된 유물 또한 다양하고 수준이 높았으며, 특히 특별전시 ‘한국의 청동기 문화 2020’에 전시된 유물들은 자세히 살펴보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청주박물관은 장점이 확실한 박물관이었다. 우선 VR을 사용한 4D시네마-철의 여행이나 디지털 대장간 그리고 어린이박물관을 살펴보니 전체 관람객의 1/3이 어린이인 걸 충분히 추측할 수 있는 흥미로운 공간이었다. 또 다른 장점은 건축이었다. 한국 현대 건축의 선구자인 김수근의 사상과 정신이 곳곳에 담겨있고, 건축물 자체가 자연과의 조화와 조경이 뛰어난 예술작품이었다. 이러한 부분들이 관람객을 끌어당기는 매력적인 요소였다. 그렇다면 지역박물관은 어떻게 해야 매력적인 박물관이 될 수 있을까?


 청주박물관의 유물·문화적 주제는 금속이었다. 하지만 금속이라는 주제 자체가 매력적이라기보다는 이를 표현하는 방식이 흥미로웠다. 상설전시와 특별전시는 박물 전시의 기본에 충실했을 뿐 아니라 곳곳에 유물과 관련된 조형물·미술품을 배치하여 지루함을 잊게 해주었다. 지역박물관 역시 이러한 전시의 묘미를 잘 살려야한다. 지역을 상징하는 주제를 선정하고 기본에 충실하면서 관람객이 끝까지 집중력을 이어갈 수 있는 전시를 만들어야 한다. 전시기법을 다양하게 하거나 동선의 특이점을 주는 등의 다양한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조경이나 건축에서만 집중하기보다는 야외전시장이나 공연장 혹은 커피숍과 같은 부대시설, 뮤지엄숍을 매력 있게 조성하여 관람객이 박물관에 머무르는 시간을 늘리고 재방문율을 높여야 할 것이다. 또한 주변 문화시설들과 연계 활동을 통해서도 시너지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물론 청주박물관이 지역박물관의 나아갈 방향, 즉 롤모델이라는 말은 아니다. 지자체 박물관이 규모, 예산면에서 국립박물관과 동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한 청주박물관의 장점을 그대로 지역박물관에 이식해서도 안 된다. 지역의 박물관은 청주박물관의 오마주가 아닌 지역박물관이기 때문이다. 어설프게 따라하면 차라리 안 하느니 못 한 현실이 될 수 있기에 많은 고민을 해야 하는 지점이다.


 청주박물관이라는 하나의 박물관 모델은 자신이 가진 장점을 매력적으로 드러내는 곳이었다. 빗방울을 헤치며 돌아오는 버스에서 생각했다. 아, 나도 박물관이 매력적인 도시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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