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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근수근 May 20. 2024

디테일에 대한 단상

디테일은 중요하지만 전체는 아니다

두 번째 소담(小談)   

  

디테일에 대한 단상     


 얼마 전 입사한 지 일주일 된 신입직원이 칼 판에 A4용지를 올려두고 한참을 씨름하고 있었다. 그래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물으니 잠시 운영을 중단한 공간에 안내문을 붙이기 위해 인쇄된 A4용지를 반으로 자르고 있다고 했다. A4용지 정중앙을 딱 맞추어 자르려고 칼질에 열과 성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그런 모습을 보고 “똑바르게만 자르고 좌우 양옆의 여백만 일정하다면 관람객이 볼 때 안내문 크기를 비교하면서 보는 것이 아니니 그렇게 열과 성을 다해서 해야 할 것은 아니에요”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그러자 “제 성격이 그래서요….”라고 말하며 몇 분간 작업을 이어갔다. 그런 상황을 옆에서 보던 다른 직원이 “디테일이 참 중요한 것 같아요”라는 말을 더했다. 

 디테일을 업무의 작고 세세한 부분이라고 말한다면 나 역시 업무를 할 때 디테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목적에 맞는 범위의 디테일은 업무에 완성도를 올리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어디까지 얼마만큼 디테일을 신경써야 할까? 언제나 업무에는 인력, 시간, 예산 등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전체 추진계획에서 큰 영향이 없는 한 부분에서 큰 에너지를 쏟는 소모적인 디테일은 오히려 전체에 해를 입히는 효율적이지 못한 행위일 수 있다. 그렇다면 업무의 디테일이 가치가 있는 행위인지 소모적인 행위인지를 가르는 것은 전체 업무의 틀에서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 디테일이란 업무의 완성도를 올리는 중요한 부분이지만 업무 전체에서는 부분적이기 때문에 이를 살펴볼 수 있는 시각과 판단력을 갖추어 효율적인 디테일이 챙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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