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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근수근 Jul 08. 2024

일본의 지역 커뮤니티를 배우다2

지역성을 기반으로 한 마케팅으로 승부하다


○ 사례3 – 나카하라수산의 시라스덮밥(中原水産の しらす丼)                                                         

나카하라수산 로고


 나카하라 씨는 아와지섬 출신으로 가업이 시라스(뱅어류의 생선으로 아와지섬의 특산물)잡이 및 가공이다. 기타사카 씨처럼 나카하라 씨와 마찬가지로 한때 가업을 그만두고 도시로 나가고 싶었으나 기획을 통해 새로운 자극을 받아 지역에서 신사업을 진행하게 됐다.

 나카하라 씨 가업의 방식은 옛날 방식대로 건조기를 사용하지 않고 태양을 이용해 시라스를 건조한다. 여기에 특별히 첨가물을 넣지 않고 소금양도 적게 넣어 건강하고 우수한 제품이다. 여기에 기획팀과 함께 시라스를 모티브로 로고를 디자인했고 시라스를 활용한 덮밥과 음식을 개발했다. 그리고 부친에게 ‘식당을 내주지 않으면 떠나겠다’는 엄포를 놓아 1층엔 직판장, 2층엔 식당을 개업했다. 식당 옆 가공 공장에서는 시라스를 옛날 방식으로 가공하는 모습을 견학할 수 있도록 하여 소비자들에게 믿음을 줬다.                                                         

아와지섬 로컬푸드로 채워진 시라스덮밥

 아와지섬의 특성에 맞게 덮밥에 들어가는 재료는 기타사카 양계장의 계란을 비롯해 모두 아와지섬의 로컬푸드로 채웠다. 또한 홈페이지에는 아와지섬의 식사이라는 코너를 만들어 나카하라수산의 제품과 아와지섬의 특산물을 결합한 레시피를 선보이기도 한다. 현재는 섬의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한 스모토축제(洲本arukanka, 거리음식축제)에 출점하여 지역 활성화에도 함께 하고 있다.   

                                                        

나카하라수산 홈페이지에 게시된 해산물 파스타


○ 사례4 – 섬의 아침밥(島の 朝ごはん)    

                                                     

섬의 아침밥 로고
아와지섬 로컬푸드로 채운 섬의 아침밥

 섬의 아침밥은 지역 커뮤니티의 체험부분과 숙박을 하나로 묶어 활용해서 여행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아와지섬의 평범한 펜션이 기획을 통해 커뮤니티를 활용하고 스토리텔링을 거쳐 섬에서의 새로운 경험과 추억을 주는 여행상품이 됐다. 

 이 여행상품은 아와지섬의 지역에서 운영하는 각종 체험농장(기타사카 양계장, 나카하라수산, 양파수확체험 등), 판매점을 방문해 지역농산물을 구매하고 이를 이튿날 아침밥으로 차려주는 체험·숙박·관광·음식이 하나 된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시간과 힐링 그리고 지역이 결합된 스토리를 입혔으며 이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시간을 겪는 여행에”     

아와지섬은 옛부터 어식국(御食國:왕에게음식물을 진상하는 곳)이라고 하는 섬입니다.

섬을 둘러싼 바다에서 맛있는 어패류가 일년내내 잡히며,

풍부한 풍토와 사람의 손으로 자란 채소와 축산물은 섬의 자랑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맛보아주었으면 하는 것은 이 섬에서 보내는 시간 자체.     

단 한끼의 아침 식사를 위해 하루에 걸쳐 섬을 둘러싸고 재료를 수집,

‘섬의 아침밥’은 아와지섬에서의 축제로 함께 시간을 사치하고 맛보는 여행입니다.     

손님과 기사들의 각 장소를 한 채씩 방문,

재료 하나하나에 담긴 생각이나

섬사람의 일을 접하여,

천천히, 천천히, 마음에 스며드는 경험을 해 나갑니다.     

빨리, 편리한 것이 당연한 지금

시간 여유가 가장 큰 축제인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완성 된 아침밥은 어떤 맛이 있을까요?

(섬의 아침밥 홈페이지에서)

******     


○ 사례5 – 아와지기와(淡路瓦)              

                                           

아와지기와가 사용된 지붕

 아와지기와는 지역의 주요한 산업 중 하나로 기와산업과 문화를 어떻게 결합하고 활성화하는지 보여준다. 약 400년의 역사를 가진 아와지기와는 섬에 질 좋은 흙이 풍부하게 있고, 기와 수요가 높은 주변지역(오사카, 교토, 나라)에 해상교통으로 비교적 손쉽게 옮길 수 있어 아와지섬의 주요산업 중 하나로 성장했다. 하지만 가옥이 서양화되면서 기와에 대한 수요가 점차 줄었고 결정적으로 1995년 한신·이와지대지진이 일어나 무거운 지붕은 좋지 않다는 편견이 생겼다. 이 때문에 아와지섬의 기와산업은 점차 쇠퇴하여 지진 이전에는 100여 개가 되던 공장이 현재 40여 개만 남아있다.                                                                                                                                     

기와를 활용한 각종 기념품
기와골프채와 기와의자
아와지섬모양의 젓가락받침
기와세면대

 기획팀은 기와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위해 다각적으로 접근했다. 기와가 가지고 있는 전통성과 미관적 가치를 홍보하고 기와의자, 장신구, 세면대, 골프채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했다.

 특히 이 기획의 중심은 기와의 악기화이다. 기와는 지붕의 재료로써 쉽게 만져보지 못해 평소에는 잘 인식하지 못했던 것을 악기로 만들어 기와를 손쉽게 접근도록 친근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기와악기의 소리는 소박하고 청명한 음을 내며, 두께와 길이, 모양에 따라 음의 높낮이가 나뉜다.                                                          

아와지기와음악과 인도네시아민속음악과의 합동공연


 이 기와악기를 가지고 아와지기와홍보관에서 방문객을 대상으로 체험을 함으로써 신선함과 재미를 느끼게 하고 기와에 대해 인식의 전환을 갖게 했다. 그리고 기와악기에 맞는 음악을 작곡·편곡하여 음반을 제작했으며, 주변지역 아티스트와 협연하고 나아가 해외의 민속음악과 콜라보레이션을 했다. 인도네시아의 민속음악과 결합하여 함께 교류프로그램을 진행했고, 이탈리아의 아트페스티벌에도 참가하여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외에도 다큐멘터리를 비롯해 다양한 영상콘텐츠를 제작해 상영회를 갖고 유투브(YouTube)를 통해 접근 홍보하는 등 다각도로 활용하고 있다.


2017년 8월 평택시사신문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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