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박스와 맹자를 처음에 비교하라고 했을 때는 막막했다. 맹자를 읽고 뮤직 박스를 보았지만, 우선적으로 뮤직 박스의 내용이 쉽게 보는 영화가 아니라 냉전시대에서의 이데올로기 적 문제였기 때문에 그와 관련해서 맹자를 연관 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금 맹자를 읽고는 앤의 선택에 대한 생각을 맹자의 사상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됐다. 나는 앤의 선택이 옳다고 하거나 그르다고 하기 전에 앤의 선택 이전에 아버지와의 대화가 부족한 점이 잘못됐다고 생각된다.
나는 앤을 선택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르다고 누구도 쉽게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문제는 답이 없고,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서 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 한다. 이러한 상황이 나는 어떻게 했을까? 우선 이러한 상황을 정확히 판단을 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앤처럼 아버지에게 가서 이야기를 해볼 것 같다. 내가 생각했을 때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앤은 처음부터 검사에게 사진을 넘길 생각 이었을까? 그건 아니었을 것 같다. 그녀도 나처럼 혼란스러움과 충격에 아버지와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의 아버지의 반응으로 더욱더 큰 배신감을 받았을 것이다. 그렇다,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는 간다. 하지만 진정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나에 대해서는 나는 조금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나라면 충분히 아버지와 충분한 대화를 했을 것이다. 감정적인 말다툼이 아니라면 아버지를 이해 할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리고 내가 보지 못한 과거의 아버지의 모습 때문에 지금까지 내가 봐온 근면 성실한 아버지의 모습을 무시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한다. 만장(하)에 9절을 보면 ‘군주에게 잘못이 있으면 간하고, 반복해서 간해도 듣지 않으면 떠나가는 것입니다.’ 라는 내용이 있다. 유교에서는 군사부일체라는 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구절에 군주를 아버지로 대응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대응해보면 아버지에게 잘못이 있으면 간하고, 반복해서 간해도 듣지 않으면 떠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버지와 계속해서 대화를 나눠서 아버지의 자수를 유도하거나, 아니면 죄를 뉘우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안 된다면, 전처럼 평화로운 생활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전처럼 지낸다고 해도 계속해서 갈등만 생길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앤이라면 결국에는 아버지와는 결별할 것 같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나를 나아주고 키워준 아버지, 내가 지켜봐온 아버지를 검사에 자료를 넘길 수는 없을 것 같다. 수업에서 아버지를 넘긴 것을 꼭 아버지에 대한 배신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했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아버지와의 개선의 노력 없이, 아버지와의 동의 없이 자기의지 대로 자료를 넘긴다는 것은 만약에 아버지를 다시 만난다고해도 과연 그전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나는 앤이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앤의 행동으로 그전처럼 돌아 갈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아버지와의 충분한 대화 없이 감정적으로 다툼만 한 뒤, 자료를 넘긴 앤은 나와는 많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앤의 변호사라는 직업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 그녀를 그렇게 만들었겠지만, 이는 내가 가지고 있는 유교적인 동양적 가치관과는 다른 것 같다.
물론 영화에서 나오지 않은 부분을 추측해서 생각해 볼 수도 있지만 그것은 추측일 뿐이다. 그녀의 행동을 통해서 그녀의 생각이나, 마음은 추측할 수는 있지만, 나오지 않은 부분까지 추측하는 것은 과한 상상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그녀가 검사에게 사진을 넘긴 것은 둘째라고 하더라도 그녀가 아버지에 대해서 노력을 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분명 질타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녀의 선택은 물론 힘들었겠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는 다른 것 같다.
*이글은 2010년을 전후하여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