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유일한 내편 ‘엄마’

그 이름은 애순이

by 감성돼지 사복

전생의 원수지간

단짝 친구

모녀사이


내가 어릴 적부터 떠올린 엄마 모습엔 미소가 없다

바다일로 바빠서?

할머니가 엄마자리 여서?

술주정이 아빠한테 매맞는 여자여서?

자식을 지키고 가정을 지킨 그녀여서?

뭐가 됐던 난 엄마가 너무 좋았다


엄마는

연애결혼을 하셨고

스무 살에 나를 낳았고

생계로 어업을 예순둘까지 이어 가고 있다

나는 아들 셋을 낳고 키우며

엄마가 더 애잔하다

외할머니의 사랑을 못 받아보니 주는 법도 몰랐을 텐데

우리를 어떻게 사랑으로 키우셨을까?

되새겨 보고 싶다

초등학교 운동회날

’딱딱딱‘ 새벽 3시 바다 나가기 전

무표정으로 김밥을 썰고 있던 엄마

바쁜데도 도시락통에 김밥을 넣어주고 싶은

그녀의 마음이 온전히 전해져서

딱딱해진 밥알도 그 누구보다 맛있게 먹었다


학교 참석은 한 번도 못했지만

바다일이 아니면 학교로 오고 싶은 맘을 꾹 누르고

일하고 계실 엄마를 생각하며

바다가 부모님을 삼킬까 봐

걱정하며 이겨낸 나 그리고 엄마


사춘기 시절 방황과 일주일의 가출

엄마의 병원입원 링거로 버티며 나를 찾던

엄마

점쟁이한테 찾아가 내 위치를 찾았던

엄마

아빠와 탐문 수색하며 나를 찾았던

엄마

그때의 내 부모님이 아니였다면

친구들과 어디 섬마을에 팔려 갔을지도

뭔일을 당했을지

이제와 생각하니 아찔하다


내 결혼식날

가난한 집으로 시집간다며

펑펑 울어서

눈이 퉁퉁 부은 엄마

결혼식 앨범을 볼 때마다

나도 눈이 퉁퉁 붓는다


내 첫아이 출산날

시골에서 두 시간 버스 타고 오는 엄마를

두 시간 내내

엄마만 찾아대며 진통을 견딘 나

도착한 엄마 얼굴 보고

안심하며 끙~! 큰아이의 울음소리~


바다일 때문에 산후조리 못해줘 미안하다며

힘들게 번 백만 원을 내밀던

두 손은 너무 늙었다

고생스러움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아이와 친정집서 여름 한 달간 지내면서

엄마는 매일같이 맛있는 요리를 해주셨다

감자전 한번 먹어보고 맛있다 하니

강판에 왼손 오른손 번갈아가며

감자를 갈아 지글지글 전을 몇 개를 부쳐 주셨다

철없이

받아먹기만 했는데


내가 아이 간식으로 강판에 감자 하나를 가는데

어찌나 팔이 아프던지

엄마 생각에 눈물을 흘리면서

감자전을 부쳤다

이젠 눈물의 감자전은 안 먹는다

철없는 내가 미워서


건축경기가 안 좋아

남편의 힘듦

살림에 보탬이라도 되어볼까

일 년 준비해 취득한

사회복지사 2급


취직이 되어 좋아서 엄마한테 전화했더니


버럭 화부터 냈다

애만 키우고 그냥 편하게 살지

왜 일하냐고

그땐 그 말이 서운했는데

요즘 워킹맘으로 힘든 하루 하루를 지내는

나를 제일 걱정해주는 건 울 엄마


본인도 평생을 바다일에 집안일에

힘드니

딸은 힘들지 않길 바랐나 보다


지금 엄마는 머릿속이 아프다

평생을 남편과 자식들

걱정 걱정 걱정

엄마 머릿속이 시들어 갔나 보다


정신과 약을 입에 털어 넣고


집어삼킬 파도로

일터로 가는


그녀는 엄마다


누가 ’ 엄마는 위대하다는 말‘을

그녀들에게 해준 건지

그렇지 않았다면

편하게 살지 않았을까?


나도 울엄마처럼 똑같은 삶으로 진행형~

그엄마의 그딸이라 겁이 없는건지

덤벼라 세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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