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갑상선암 수술 3년차이다.
갑상선 날개 중 오른쪽에만 암이 있었지만, 왼쪽까지 잃게 되었다.
메뉴얼 상 암이 두개 이상이면 전 절제라고 했다.
가운데 쪽에 작은 것을 조직검사하고 기다리다 암으로 나오자 전절제로 하게 되었다.
그렇게 수술 이후부터 저는 말할 수 없이 피로해졌다.
밤 10시부터 아침이 될 때까지 깨지않고 잠을 잤음에도 아침에 7시 쯤 일어나면서 힘이 든다.
마치 밤새 야근을 하고 돌아온 사람의 컨디션이랄까?
밤새 일하고 잠든지 1시간 밖에 안되었는데, 누군가 깨워서 일어난 느낌과 같다.
잠을 자고 자도 피로했다.
그래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나서 다시 잠을 자야 했다. 아침밥도 못 먹겠는 느낌.
수면욕이 식욕을 앞선다는 것을 확인했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졸린 것을 이기지 못하는 것 같다.
그렇게 다시 잠들면 2시간 정도를 자고 일어난다. 그럼에도 몸과 침대가 하나가 된 것처럼
일어날때 무겁다. 그래도 아침보다는 좀 나은 기분이 들지요.
이런 졸림이 수시로 찾아온다. 오전이거나 오후이거나.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와서 저녁을 준비해야 하지만 졸려서 아무것도 할수가 없는 느낌!
그렇게 1년에서 1년 반동안을 지내야 했다.
정말 정말 힘들었다.
남들은 하루가 24시간이라지만 나는 22시간이었다.
매일 운동했었고 체력 회복을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지만, 사라진 갑상선의 역할을 대신하는 신지로이드 약에 적응하기까지 꽤 오래 걸렸다.
2년 즈음 되었을 때 피로감은 조금 줄어들었다.
저는 늘 족욕기를 하며 손발 차가움과 체온 떨어지는 것을 이겨냈다. 그리고 엄청난 탈모로 여자 대머리가 될 뻔한 상황을 비오틴과 콩 단백질의 영양제를 먹으며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
그렇게 갑상선이 없어도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1. 졸릴 때는 때를 가리지 않고 잠시 낮잠을 잔다.
이제는 낮잠 자는 시간 30분 내외로 한다. 30분 누워 있으면 10분간만 자거나 5분간만 자게 되기도 하지만, 상관없이 개운해진다.
커피도 아니고, 녹차도 아니고 카페인 보다는 잠으로 보충하는 것이 가장 빨리 회복되었다. 너무 많이 자면 밤잠에 영향을 미치니 조금씩!
2. 우선순위를 정해서 생활하기. 시간활용 잘 하기.
내 시간은 남들과 달리 22시간밖에 안된다 생각했다. 게다가 잠자는 시간 낮잠 자는 시간까지 빼면 내게 주어진 시간이 정말 작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정해서 꼭 해야 하는 것들을 위주로 하고, 꼭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뺐다. 그러자 점차 사람들과 만나서 차를 마시고나 식사를 하는 것이 줄어들었다. 꼭 만나야 할 사람들과만 약속을 잡았다. 그리고 원래는 계획을 하지 않는 사람이었으나 지금은 계획하여 시간을 아껴서 사용한다.
3. 운동은 빼먹지 말고 잘하자. 음식도 최대한 자연그대로의 음식으로 먹자.
갑상선 없이도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고 또 찾는다. 그리고, 갑상선 호르몬 신약이 계발되어서 내 몸의 호르몬과 같이 잘 맞게 되는 날이 오길 바래본다. 갑상선 없이 사는 것은 정말 체력이 약해져서 힘이 든다. 갑상선 있을 때 잘 지켜내는 것이 최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