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일

상처를 돌아보다

by 그래그래씨


2010년, 내가 결혼할 당시

시모는 고구마농사가 주수입원이었다.

주말마다 왕복 4시간 거리인 본인 집으로 와서

고구마농사를 도우라고 했다.

남편은 회사를 다니며, 중요한 시험도 앞두고 있었지만,

1년만 참고 도와드리자고 나를 달랬고,

남편의 말을 듣기로 했다.

그러나 육체노동의 근력이 다져지지 않은 난,

하루의 밭일이지만 일주일 내내 몸이 아팠다.

밭에서 일하고 시부모집에서 나는 식사준비까지 해야 했다.

내가 한 반찬이 본인들 집안에 맞지 않는다며

눈치까지 받아야 했다.


밭에서 챙이 긴 모자에 얼굴을 파묻고 울 때도 많았다.

몸도 아프고 하기 싫지만

못하겠다고 말 못 하는 내가 너무 싫었다.


엄마 아빠에게는

밥상 한 번 제대로 차려드린 적도 없던 내가,

누군가의 며느리라는 이유로

당연한 사람처럼

그 자리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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