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 속옷을 사러 가다.

상처를 돌아보다

by 그래그래씨


시모는 결혼 초,

나에게 수시로 연락했고

하루는 차로 2시간 거리인 우리 집에 온다고 했다.

이유는 남편부모 둘의 속옷을 사러

우리 집 근처 백화점을 같이 가자고 했다.


왜지? 속옷 사러 왜 이 멀리까지 온다는 거지?

묻고 싶었지만, 내가 귀찮아하는 것처럼 느낄까 봐

혹은 무례해 보일까 봐 침묵했다.


난 결혼 전 백화점에 함께 가서

시모에게 양산을 사준 적이 있다.

그리고 시모와 두번째 동행이다.

매장에서 본인부부 속옷을 수벌 고르더니

계산하지 않고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제야 알았다.

내가 이 자리에 함께 온 이유를.

내가 입은 티셔츠 하나보다

팬티 한 장이 더 비싼데,

그걸 나에게 사달라고?

나는 모른척했고 시모의 얼굴은 굳어갔다.


지갑을 열지 않은 건

내가 아니라

그때부터 닫히기 시작한

내 마음이었을지도 모른다.

#결혼초기 #시어머니 #백화점기억 #말하지못한순간 #계산대앞 #며느리의자리 #침묵의압박 #감정에세이 #현실서사 #여성의경계 #불편한동행 #마음의거리 #가족이라는이름 #참아낸시간


월, 수,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