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로 가서 자세히 보니 한 돌에 동그란 구멍이 있었다. 구멍에 목걸이에 달려 있는 공처럼 동그랗게 생긴 투명한 것을 넣자 빛이 사라지면서 우리는 앞으로 걸어갔다. 걸어가면서 파도 소리가 들려왔고 모래사장이 보이기 시작했다. 모래사장에 다가가면서 뒤를 돌아 보자 우리가 방금 까지 있었던 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오른 쪽을 보니 모래사장 뒤로 큰 나무들이 빽빽하게 서 있어서 안에는 자세히 볼 수 없었지만 무슨 일이 벌어진 듯 느낌이 별로 좋지 않았다. 마치 희망을 잃어버린 것처럼. 나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니 그녀의 옷이 바뀌어져 있었다.
나는 그녀의 옷도 마찬가지이고 갑자기 산에서 바다에 온 상황 때문에 놀라 입을 벌렸다. 그녀는 파란 색 옷을 입고 있었다. 그녀는 자연스럽게 바다로 다가갔다. 나는 입을 다시 다물고 다급하게 그녀에게 물 속으로 들어가는 거냐고 물었다. “응 맞아. 내 나라는 물 속에 있어.”라고 답하자 나는 그녀에게 수영을 못 한다고 하자 그녀는 주머니에서 반지를 꺼내서 나한테 주었다. 반지에는 투명하고 공처럼 둥그렇게 생긴 것이 달려있었다. 나는 그 반지를 뚫어져라 보면서 이게 뭐냐고 그녀에게 물었다.
“ 아 이거는 우리 왕족들만 가지고 있는 반지인데 이 반지는 아무나 못 가져. 왕족이 믿고 괜찮다고 여기는 이들만 가질 수 있는 거야. 반지 보면 가운데에 투명한 보석 보이지? 그거는 아쿠아마린이라는 보석 이야. 우리
아쿠아(AQUA)의 상징이지. 그 반지를 끼면 수영 못해도 물 속에서 다닐 수 있어. 숨도 쉴 수 있고 말도 할 수 있어.” 나는 그녀의 대답을 미심쩍어 하며 반지를 오른손에 끼우고 그녀를 따라 들어갔다. 들어가자 마자 나는 이게 꿈인가 싶었다. 어안이 벙벙해졌다. 수족관에 있을 법한 아니 수족관 보다 더 다양한 생물들이 여기에 살고 있었다. 그녀의 말처럼 나는 숨을 쉬고 자유자재로 물 속을 누비고 다녔다. 주변을 천천히 보니 그녀처럼 비슷한 요정들이 있었다. 이들도 머리카락이 은빛이었고 하늘색 옷을 입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나를 보자 마자 자기의 집으로 어딘가로 숨어버렸다.나는 내 키가 그들보다 커서 그런가 하고 그녀를 따라가니 앞에 성이 있었는데 그런 성은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
성은 흰색 벽에 조개껍데기, 불가사리와 진주로 장식되어 있었다. 문으로 가니 거기에는 경비병들이 해마를 타고 있었다. 그들은 그녀를 보자 인사를 하였지만 나를 보더니 의심 가득한 표정으로 보았다. 그것을 눈치챈 그녀가 자기 친구라고 하자 그제서야 그들은 의심을 거두고 나에게 인사를 하고 들여보내 주었다. 앞으로 걸어가는데 계단 위에 어떤 요정이 있었는데 왕관을 쓰고 있는 거 보니 왕일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그를 보자마자 아버지라고 부르며 달려갔다. 나도 그녀를 뒤따라 가서 인사를 드렸다.
그러자 그녀는 나를 슬아라고 소개하고 자기 친구라고 하자 왕의 표정이 밝아졌다. 그는 자기 자신을 아라 왕이라고 소개하고 성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그들을 따라가면서 성 안을 천천히 둘러 보았는데 밖에 와는 다르게 안에는 형형색색의 조약돌, 진주, 조개껍데기와 약간의 금으로 꾸며져 있었다. 나는 입을 떡 하니 벌렸고 내 눈은 토끼처럼 커졌다.
그들은 나를 귀빈들만 모시는 곳으로 안내했다. 방안에는 기다란 식탁과 의자들이 있었는데 이것들의 색은 파란색, 흰색과 하늘색이 섞여져 있는 색이었고 진주, 조개껍데기, 다양한 색깔의 산호초들과 약간의 금들로 장식되어 있었다. “아버지, 사실 슬아가 아름드리 산에서 이쪽으로 곧장 오는 푸른 빛 동굴을 발견했어요. 원래 인간들은 보지 못하지 않나요?” 그녀는 의자에 앉아 마자 아라 왕에게 물었다.
나는 그녀의 말을 듣고 그제서야 입을 다물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나에게 이리로 오게 된 것은 운명인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녀에게 아직 자세한 소개는 안했냐고 물었고 그녀는 그렇다고 답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