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전생

by 한유정

나무 아래에 고운 주황색 한복을 입은 소녀가 누구를 기다리는 듯이 두리 번 거리면서 서 있다. 그 순간 녹색 한복을 입은 소년이 그녀의 이름인 듯한 이름을 부르며 달려온다.


“소예야 많이 기다렸으냐? 내가 너무 늦은 것이야?” 소년이 말 하였다.

“아닙니다. 해솔 도련님 얼마 안 기다렸습니다. 정말입니다.” 소예가 말 하였다.


“ 도련님이라고 부르지 말고 해솔이라 부르라고 말 했거늘.” 해솔이 말하자 소예가 곧장 대답하였다.

“저의 아버지 보다 도련님의 아버지의 관직이 높으시고 집안도 그렇고 근데 어찌 제가 도련님의 존함을”

“휴, 오늘 어디 가고 싶은 곳이 있느냐? 저기 동산에 소예 너처럼 아름다운 꽃들이 많이 피었는데 가보지 않을래?” 라고 그가 말하자 그녀는 좋다면서 둘은 싱글벙글 웃으며 동산으로 걸어갔다.

“ 오랜만에 예쁜 풍경에 있으니 좋구나” 그리고 아띠와 같이 있으니 좋구나”라고 그가 말하자 그녀도 역시 동의한다는 의사를 표했다.


*(아띠; 연인이라는 뜻의 순 우리말)


내년에 과거 시험 있는데 잘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해솔은 투정을 부렸다.

그러자 소예는 “ 농도 심하십니다. 도련님 같이 똑똑한 분께서 장원급제를 못 하시겠습니까? 도련님은 몇 년간 끊임없이 공부해오시지 않았습니까? 꼭 장원 급제 하실 것 입니다!” 그녀가 웃으면서 말하자 그는 고맙다며 해맑게 웃었다.


“소예야 넌 꿈이 무엇이냐? 죽기 전에 무엇을 해보고 싶으냐?” 그가 물었다. “음.. 저는 도련님과 앞으로 영원히 이렇게 지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들이 만수무강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또 모든 이들이 공평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도련님은 하고 싶은 것이 무엇 입니까?” 그녀의 질문에 그는


“ 나는 너와 한 평생 같이 하고 싶다. 그리고 진짜 백성들을 위하여 일을 하고 싶구나. 너 말하였듯이 모든 백성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만들고 싶구나. 그리고 소예 너는 너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여자이지만 당차고 똑똑하지 않느냐?.” 그러자 소예는 얼굴을 붉히고 고맙다고 말 한 후 도련님도 꿈을 이루실 것이라며 말 하였다


그 시각 해솔의 집.

“도대체 어딜 돌아다니고 있는 것이야? 오늘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구나.” 한 여인이 말하자 이 집의 주인으로 보이는 남자가 말하였다. “그래도 하루쯤은 바깥에 나가 바람 쐬는 것도 나쁘진 않지 않겠소 부인?” “하긴 나쁘지 않습니다만. 혹여 계집과 노닥거리는 것 아닐 지 모르겠습니다.


해솔에게 아직 최 대감의 여식 과의 혼례는 말 하지 않았습니다. 조만간 말 해야겠습니다. 서방님” 부인이 말을 하자 남자는 조만간 말하도록 하지 하면서 책으로 고개를 돌렸고 여자는 다시 자수를 하기 시작하였다.

“내일 초경 저 소나무 앞에서 다시 만나자꾸나.” 해솔이 말하자 소예는 아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그는 그녀를 한번 안았다. 노란 달빛과 한별들이 공연에서 조명을 이용하여 주인공을 비추는 것처럼 그 둘을 은은하게 비추었다.


*(한별; 크고 밝은 별이라는 뜻의 순 우리말)

(초경; 해가 지기 시작하는 때/조선 시대 시간 표현)


다음 날 해솔은 장터에서 그녀에게 줄 장신구를 둘러보고 있었다. 그러다 영롱한 노란빛을 띄는 팔찌 하나를 집어 들었다. 계산을 마친 후 그는 사랑하는 그녀에게 팔찌를 줄 생각을 하면서 소나무로 걸어 갔다. 그때 한 아이가 앉아있는 것을 보았다. 옷은 낡을 대로 낡아져 있었다. 그는 그 아이에게 동전 몇 냥을 꺼내 먹을 것을 사 먹으라며 주자 아이는 고맙다고 장터로 쏜살같이 달려갔다. 그 시각 다른 쪽에서는 소예가 그에게 줄 아토를 보고 있었다.


그때 아라 같은 색의 팔찌가 그녀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그녀 또한 팔찌를 들고 그를 만나러 갔다.

소나무 앞에는 해솔이 올랑올랑 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있었다. 그러자 소예가 눈에 보이자 해처럼 환히 웃으며 걸어갔다. 그는 바로 그녀의 손을 잡자마자 아토를 준비했다며 노란 팔찌를 꺼내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그녀의 손목에 팔찌를 채워주었다.


그녀 역시 자기도 아토를 준비하였다며 마찬가지로 그의 이름을 부르며 아라 색 팔찌를 그의 손목에 채워주었다. 그러자 그는 자기 이름을 불렀냐며 화들짝 놀랐다.

*(올랑올랑; 가슴이 자꾸 두근거리는 이라는 뜻의 순 우리말)

(아토; 선물이라는 뜻의 순 우리말)

(아라; 바다라는 뜻의 순 우리말)


“맞습니다 도련님 존함을 불렀습니다. 무례가 된다면 용서하십시오. 오늘만큼은 도련님을 도련님으로 부르는 것보다 도련님의 존함으로 도련님을 칭하고 싶었습니다.” 그러자 해솔은 전혀 무례가 아니라며 오히려 기분이 더 좋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 껴 안았다. 해솔은 하늘을 날아갈 것 한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그의 그런 기분은 순식간에 없어졌다.


“어머니, 아버지 그게 무슨 말씀이 십니까? 최 대감의 여식과 혼인을 하시라는 말씀이십니까? 하지만 전 혼인 하고 싶은 여인이 있습니다. 소예 말입니다.” 그러자 해솔의 아버지가 말하였다.

“그 계집의 집안은 우리 집안이나 최 대감과 동등하지 않다. 너에게는 그 계집보단 최 대감 여식이 훨씬 더 어울린다. 그러니 군말 말고 아버지, 어머니 말 들어라.” 그는 자기 방으로 들어와 문을 닫고 바닥에 주저 앉았다.


다음날 소예는 해솔을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섰는데 문 앞에 어떤 여자가 앉아있었다. 소예는 그녀를 보자마자 집으로 들어가 쌀을 들고 나와 그녀에게 주며 아이가 아픈 건 괜찮냐고 물었고 그녀는 서서히 좋아지고 있다고 매번 감사드린다고 대답을 하고 집으로 갔다.


소예는 최 대감 집을 지나다가 이상한 말을 들었다. 노비들이 수군거리는 말이었다.

“아씨 혼례 올리신다며? 주인님이 빨리 준비하시라고 그러시더라? 맞아 다른 노비가 이어서 말을 하였다. “ 해솔 도련님과 올리 신데. 해솔 도련님 되게 똑똑하고 예의 바르다고 하던데.. 도련님은 신분과 상관없이 다 평등하게 대 하신데.. 이런 마음씨 좋은 분과 혼례를 하시다니.. 아씨는 좋으시겠다.”


그들의 말을 듣고 그녀는 아니겠지 라고 여기며 소나무쪽으로 걸어갔다. 거기에는 해솔이 미리 와 있었다.

그녀는 그를 보고 달려 갈려고 하는데 그의 슬픈 표정을 보고 멈칫했다. 그녀는 설마 하며 그에게 다가갔다.

그는 그녀를 보자마자 안으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계속 미안하다고 하였다.


그러자 소예는 “도련님.. 혼례를 올리신다는데 맞으십니까? 라고 울먹거리면서 간신히 물었다.

그러자 그는 차마 맞다는 말은 못하고 연신 사과만 하였다. 그러자 그녀는 주저 앉았고 그는 고개를 떨구고 소리 없이 울었다.


그는 그녀를 다시 일으키고 미안하다며 우리는 안 된다고 좋은 사람 만나라고 하였고 그 둘은 한참 동안 눈이 퉁퉁 붓도록 울었다.


며칠 후 해솔과 최 대감 여식의 혼례날.

해솔은 혼례를 올리고 있었는데 문 밖으로 익숙한 사람의 얼굴을 보자 마자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그 밖에 있는 여인도 그를 보자마자 눈물을 흘렸는데 여인은 발을 돌려 걸어갔다.


“해솔 도련님. 행복하게 사십시오. 도련님은 영원히 저에게 그린비일 것입니다.”

“소예야, 미안하구나. 정말 미안하구나. 넌 나에게 영원히 아띠일 것이다.”


*(그린비;그리운 남자라는 뜻의 순 우리말)

(아띠; 연인이라는 뜻의 순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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